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4일 다당제 연합 정치를 위해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제·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 대통령 4년 중임제·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제도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6개월 이내에, 개헌은 1년 안에 추진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를 향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본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다당제 연합정치를 연결고리 삼아 안 후보 등과 정치개혁 연대를 구성함으로써 단일화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성사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통합의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과 개헌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점에서 이 제안은 의미가 있다.
송 대표가 지적한 대로 승자 독식을 허용하는 현행 선거제로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거대 양당의 독식 구조를 해소하기는 어렵다. 연동형 비례제·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면 소수의견까지 표에 반영함으로써 다양한 의견을 가진 국회를 구현할 수 있다. 결선투표제 도입도 현행 대선제도의 맹점을 보완하는 매우 유용한 제도가 될 것이다. 우선 투표자 과반의 표를 얻은 당선자에게 대표성을 부여함으로써 안정적 리더십을 확보해준다. 또 이 제도가 실시되면 지금처럼 후보 단일화를 놓고 후보나 지지자들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찍으면 된다. 여야 협의로 국무총리를 추천하고 총리의 인사제청 절차를 법률로 정하는 방안도 주목할 만하다. 기초의회 선거에서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등 비례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안 후보와 심 후보 등은 송 대표의 제안에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선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제안한 것이라 선거운동을 위한 제안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의 실행은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는 사안이다. 민주당은 국민통합과 정치혁신을 적극적으로 진정성 있게 의제화할 필요가 있다. 여야 후보들도 송 대표 제안을 일축할 일이 아니다. 정치개혁과 개헌이라는 미래 지향적 이슈로 여야가 경쟁한다면, 비호감 대선판에 대한 유권자들의 시선도 조금은 바뀔 것이다. 25일 대선 후보 2차 법정 TV토론에서 정치개혁과 개헌에 대한 건전한 토론과 공감대가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