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보리밭에 부는 바람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보리밭에 부는 바람

입력 2022.03.04 03:00

수정 2022.03.04 03:01

펼치기/접기
보리밭에 부는 바람. 이재각. 2014

보리밭에 부는 바람. 이재각. 2014

어느 건축가의 말에 따르면 미래의 건축은 땅에 지지대만 세운 채 높은 공중에서 살도록 설계되며, 아파트만 한 크기의 건물도 이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땅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가 매우 비싸지만 아파트 때문에 분신자살한 사람도 없고 그럴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경남 밀양의 시골마을에서는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서 다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들이 있다. 자기네 터를 지키기 위해서 주민들이 목숨 걸며 십여 년이 훨씬 넘게 싸워왔다.

뉴스를 보고 찾아갔던 이재각은 사진 찍기가 송구스러워 몇 년간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송전탑건설 반대에 참여하게 되었다. 컵라면과 고구마와 찬 밥덩이를 나누어 먹고 ‘이 노래를 부탁해’라는 노래도 불렀다. 2014년 산 위에서 움막을 치고 농성을 하던 늙은 주민들은 공권력에 의해 질질 끌려 내려왔다. 그런 참담한 일이 일어나는 가운데서도 농민들은 다음날 삽과 호미를 들고 논과 밭으로 나가서 일을 했다. 이재각은 말한다. “거대한 철탑과 공권력을 지워내면 평범한 시골의 정겨운 풍경들이다. 이를 어지럽힌 국가가 자행한 가장 큰 폭력은 안타깝게도 사진 속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그 시절에도 보리는 익어가고 하얀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내가 사는 땅에서 농사를 짓고 평범하게 살아 갈 자유마저 빼앗긴 곳은 밀양뿐만이 아니라 사드배치 지역으로 지정된 주민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의 투쟁의 가치와 함께 훼손된 마을 공동체가 복구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이재각의 보리밭은 오늘 우리에게 전해오고 있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