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맛있는 무거움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맛있는 무거움

입력 2022.03.04 03:00

수정 2022.03.04 03:03

펼치기/접기

모처럼 야외로 나들이를 왔습니다.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합니다. 기분전환도 했으니 이번 나들이의 또 다른 목적인 별미를 맛볼 차례입니다. 예약을 해두길 잘했습니다. 도로변 작은 식당의 마당에 놓인 커다란 무쇠솥에서 이미 요리가 진행 중입니다. 오늘의 메뉴는 닭백숙입니다. 추운 겨울 에너지를 보충하는 데 이만한 것이 또 없죠.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각종 약재를 넣어 건강한 기운이 듬뿍 담긴 백숙에 닭육수로 끓여낸 누룽지죽, 거기에 더해 각종 반찬들이 한상 가득 차려집니다. 요리를 음미하며 주인장의 솜씨에 찬사를 보내다 문득 잊고 있던 또 다른 공헌자가 생각났습니다. 육중한 몸집을 자랑하는 바로 저 무쇠솥입니다.

요리가 맛있어지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열입니다. 열이 가해지면 단단했던 식재료의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여러 가지 반응이 일어나며 기존의 식재료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맛과 향 성분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열이 강할수록 이러한 반응은 더 활발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물을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물의 끓는점은 100도이므로, 그 이상으로 열을 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물을 사용하면서도 100도 이상으로 끓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이게 가능하다면 요리는 더 부드러워지고 더욱 맛있어지겠죠. 그 방법은 바로 압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물이 끓는 현상은 액체 상태의 물이 기체 상태의 수증기로 활발하게 변하는 과정입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100도 정도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지만, 만약 공기의 압력이 크다면 더 높은 온도가 필요합니다. 액체인 물이 수증기가 되어 공기 중으로 날아가려면 공기가 내리누르는 이 커다란 압력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더 많은 열 에너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조리기구가 바로 압력솥입니다. 최초의 압력솥은 1681년 프랑스의 과학자 드니 파팽이 발명했다고 합니다. 육류를 고온에서 가열하면서 뼈까지 푹 고아 진한 육수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하죠. 이후 다른 요리 분야에서도 활용되었는데요, 미국식 프라이드 치킨의 대명사 KFC의 성공 비결도 바로 이 압력솥에 있습니다. 압력솥으로 튀기면 조리시간이 단축되고 치킨의 육질도 더 부드러워지기 때문이죠.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압력밥솥의 경우는 일반 공기 중보다 약 2배의 압력이 가해집니다. 이 정도면 물의 끓는 점이 120도까지 올라가는데요, 그러면 요리가 더 맛있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쇠솥도 이와 비슷한 원리입니다. 무쇠로 만들어져 엄청 무거운 뚜껑은 내부의 수증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솥 안의 압력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식당 사장님이 이제는 너무 힘에 부친다며 업소용 압력솥을 하나 마련해볼까 한다네요. 그것도 좋겠다고 맞장구치기는 했지만 내심 아쉽기만 합니다. 분명 수고로움은 덜어주면서도 맛있는 백숙이 만들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저를 이 먼 곳까지 이끌었던 팔팔 끓는 커다란 솥의 정겨움은 사라질 테니까요.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