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럽 최대 원전 공격한 러시아,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 하나

러시아군이 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인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자포리지아 원자력 발전소 단지를 공격, 점령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원전 인근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세계는 한때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자포리지아 원전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군이 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인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자포리지아 원자력 발전소 단지를 공격, 점령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원전 인근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세계는 한때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자포리지아 원전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해 탈취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도주의적 재앙을 일으키고,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린 것도 모자라 원전까지 공격하다니 경악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무모한 도발을 거듭 규탄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진정 21세기 최악의 전쟁범죄자가 되려 하는가.

세계 각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은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지아 원전 공격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자포리지아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가 있는 원전 단지다.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이자 세계 10대 원전에 포함된다. 러시아군의 공격이 원전 단지 경계 인근 건물의 화재 발생에 그쳐 방사능 누출 등 원전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화재 초기 우크라이나 당국은 “만약 이 시설이 폭발한다면 체르노빌 사고의 10배 규모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류 최악의 참사’라는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를 넘어서는 참사가 일어날 뻔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체르노빌 사고는 발생 30년이 지났음에도 방사능 누출에 따른 사망자 등 정확한 피해 집계조차 할 수 없다. 반경 30㎞ 지역은 아직도 ‘금단 구역’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핵전쟁이 될 것”이라며 세계를 상대로 핵 위협을 서슴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의 공세가 1주일 넘게 계속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했다. 국제기구와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어린이·여성 등 민간인 사망자가 700~2000여명에 이른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러시아의 전쟁범죄 조사에 착수한 이유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피란민이 100만명을 넘었으며, 러시아 공세가 지속될 경우 난민이 10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금세기 최대의 난민 위기이자 인도적 재앙이다. 여기에 세계 경제도 타격을 받아 국제유가와 각종 원자재, 주요 곡물 가격이 일제히 치솟고 있다.

러시아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외톨이로 전락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안은 141개국의 압도적 찬성을 얻었다. 정치·외교적 고립에 이어 경제 제재가 잇따르고, 반전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시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전쟁 죄책감이라는 도덕적 고통에도 시달린다. 푸틴은 국내외의 절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즉각 공격을 멈추고 우크라이나와의 성실한 협상을 통해 평화를 되찾는 길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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