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함평군 엄다면의 양파 저장창고에서 노동자들이 선더미처럼 쌓인 양파를 망에 담고 있다. 양파는 지난 1월부터 가격이 폭락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함평군 제공.
양파 가격 폭락이 이어지면서 농민들이 출하를 앞둔 밭을 갈아엎고 있다. 햇양파 출하를 앞둔 상황에서 지난해 수확해 저장해둔 양파가 팔리지 않자 일부 지자체는 주먹만한 크기의 양파를 택배비를 포함해 5㎏에 5000원에 특별 판매한다.
전남도는 7일 “양파 수급안정을 위해 도 자체적으로 수확을 앞두고 있는 조생양파 100㏊를 산지에서 긴급 폐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생양파는 이번달말 부터 본격적으로 출하가 시작된다. 전남도는 도내에 1580㏊에 조생양파가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국이 거의 다 자란 양파밭의 일부를 갈아엎기로 결정한 것은 가격 폭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양파 주산지인 무안군 서남부채소농협 등 전남 지역 농협 창고에는 지난해 수확해 저장해둔 양파가 쌓여있다.
햇양파의 본격 출하를 앞두고 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양파 소비가 줄면서 저장양파는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월부터 출하를 미뤘던 물량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서 도매가격이 1㎏에 500원 밑으로 폭락했다.
양파 상품 1㎏의 도매가격은 이날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평균 455원을 기록했다. 농민들은 생산비라도 건지려면 1㎏당 850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파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서 산지에서는 양파를 사려는 상인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고 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햇양파를 수확하려면 창고를 비워야 해 손해를 보고서라도 저장양파를 내다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양파 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 햇양파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산지폐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남 함평군은 7일부터 군 자체 온라인쇼핑몰 ‘함평천지몰’을 통해 양파 5㎏을 택배비를 포함해 5000원에 판매한다. 군은 양파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민들을 돕기위해 특별 판매에 나섰다. 함평천지몰 캡쳐.
일부 지자체는 택배비까지 지원하며 양파 판매에 나섰다. 전남 함평군은 군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함평천지몰’과 ‘우체국쇼핑’에서 양파 특별 판매에 나선다. 군은 이날부터 양파 5㎏을 크기에 따라 대 5000원, 중은 4000원에 특별 판매한다.
구매 수량은 1인당 5㎏으로 제한되며 택배비용은 군에서 지원해 소비자들이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군은 오는 31일까지 5㎏들이 양파 1만5000개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함평군 관계자는 “양파 가격폭락으로 지역 농민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어 특별 판매에 나섰다”면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농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