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신촌에서 대통령 선거 지원 유세를 하던 도중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집권여당 대표가 서울 도심에서, 대낮에 공격을 당하다니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야만적인 정치폭력을 규탄하며, 송 대표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경찰과 민주당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날 낮 12시5분쯤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선거운동을 하다 자신을 향해 달려든 유튜버 A씨(70)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했다. A씨는 현장에서 민주당 관계자 등으로부터 제압당했으며,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송 대표는 인근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봉합치료를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송 대표는 응급치료를 받은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견딜 수 있다”며 “함께 있던 청년들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A씨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면, 그는 최근 송 대표의 한·미 군사훈련 주장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범행의 구체적 동기와 목적 등을 철저히 수사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이번 사건은 2006년 5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피습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박 대표는 지방선거 지원 유세 중 괴한이 휘두른 커터칼에 오른쪽 뺨 자상을 입고 봉합수술을 받았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 과정에서 캠페인에 나선 공당 대표가 공격당하는 사태가 16년 만에 재연된 것이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요, 중대 위협이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이번 사건을 규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정치권은 어떠한 폭력도 용납할 수 없다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다시 새겨야 한다. 피의자의 평소 성향을 거론하며 성급한 정치적 해석을 하는 일은 자제해야 옳다. 길었던 선거운동도 이제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유세 현장에서 이런 사태가 재연하지 않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