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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역습, 재난 증가

입력 2022.03.11 03:00

기후변화가 심해지면 여러 가지 재난과 자연파괴 현상이 증가한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면 남태평양 섬나라들이 물에 잠겨 기후 난민이 발생하게 된다. 구상나무들이 봄과 가을철 가뭄으로 인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실감한다. 하지만 이런 피해는 남태평양이나 한라산 고지대 등에 가야만 볼 수 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기후 재난을 피부로 느끼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과거보다는 여름이 길어지고 더 무더워졌다, 겨울에 눈이 적게 내린다는 정도를 체감할 뿐이다. 그래서 기후변화와 재난을 연결하는 것은 어쩌면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 같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세계경제포럼은 세계 경제에 미칠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매년 경제, 환경, 지정학, 사회 기술의 5개 분야별로 지구적 위험의 잠재적 파급효과와 발생 가능성을 발표한다. 2021년 발표된 내용을 보면 1위 극한의 기상이변, 2위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실패, 3위 인간이 만든 환경재해, 4위 감염병, 5위 생물다양성 손실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에 미칠 위험요소 대부분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내용이다.

우리나라도 유사하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2021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재난으로 인한 피해 순위는 자연 재난의 경우 1위 폭염, 2위 풍수해, 3위 한파, 4위 산사태, 5위 가뭄으로 나타났다. 사회 재난의 경우 1위 교통사고, 2위 감염병, 3위 화재, 4위 산불, 5위 가축 및 수산생물 전염병으로 나타났다. 자연재난의 경우 상위 5가지 피해는 모두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회재난의 경우에도 교통사고와 화재를 제외하면 상위 3개의 피해가 모두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이렇게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생활 주변에 가까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사실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서서히 진행되는 이 상황을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둔감하게 느끼고 있을 뿐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의 증가는 이제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이번 울진 삼척 지역의 산불 역시 봄철 가뭄이 중요한 원인이다. 모든 재난의 원인을 기후변화로 몰고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이나 우리나라의 주요 재난 피해 순위를 보면 이제 재난은 결코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재난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 주변에서 재난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막대하다.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도시에 주는 위험을 여러 차례 겪었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 금년 2월 서울 불암산 산불, 그리고 이번 울진 산불에서도 산불이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 울진읍에 주는 위험을 경험하였다.

재난들은 우리에게 값비싼 교훈을 남긴다. 이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울진 산불은 우리에게 앞으로 더 빈번해질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재난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위한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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