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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국정 ③ - 여건 악화 속 경제 정책 어떻게] 물가 안정·경기 부양 ‘이중 과제’…코로나 피해 복구도 시급

입력 2022.03.14 21:38

수정 2022.03.1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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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에서 기업 중심 성장으로 패러다임 전환 전망

새 정부 출범 직후에는 당분간 소상공인 피해 복구에 초점

고물가 대응책은 마땅히 없어…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 검토

윤석열 당선인이 14일 대선 이후 첫 외부일정으로 찾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상인과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진 크게보기

윤석열 당선인이 14일 대선 이후 첫 외부일정으로 찾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상인과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의 첫 시험대는 ‘고물가·저성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교역 여건이 나빠지면서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도 둔화가 우려된다. 고물가와 무역수지 악화는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새 정부는 출범과 함께 물가 안정을 꾀하면서 경기부양도 이끌어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한꺼번에 껴안은 셈이 됐다. 코로나 이후 피해가 누적된 소상공인의 회복과 심화된 양극화 해소도 윤 당선인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문제는 소상공인 지원 등에 막대한 재정을 지출하면 유동성이 확대돼 물가 상승 압박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 “민간 주도 성장, 일자리 창출”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공정 혁신경제’를 기반으로 ‘저성장’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은 당선 직후인 지난 10일 “민간 중심의 경제로 전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더욱 두껍게 할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스타트업이 강소기업으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규제 완화와 세액공제 확대, 연구·개발(R&D) 기술·디지털 전환의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렇게 경쟁력을 키운 기업이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에서 기업 중심 성장으로 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자,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따뜻한 복지도 성장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개념이다.

기업 중심 성장을 위한 규제 혁신은 개혁 전담 기구가 맡게 된다. 특수관계인 제도나 경영권 방어 제도 등 기업 관련법도 경영에 유리한 방향으로 손질된다. 바이오헬스·항공우주·탄소중립·양자·인공지능(AI)·반도체·로봇 분야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도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과학기술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연구자·개발자·기업인·행정가가 국가 과학기술 전략 로드맵을 수립하는 대통령 직속의 과학기술위원회 신설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2%에서 4%로 2배 높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다만 새 정부 출범 직후 경제정책 방향은 코로나 피해 복구에 맞춰질 전망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과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50조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 소상공인 등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 원자재 값 급등에 물가상승 압박

문제는 물가다.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에 육박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향후 물가 상승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은 최근 배럴당 120달러를 넘기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90달러) 대비 40% 가까이 올랐다. 국내 휘발유 가격(전국 평균 기준)은 주중 ℓ당 2000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식량위기로 번지고 있는 밀과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 폭등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운다.

원자재·곡물 가격 폭등은 짧게는 2~3주, 길게는 3~5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해외경제포커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오름세는 기대인플레이션(경제주체가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 상승으로 이어져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될 것”이라면서 “기업의 가격 결정, 노동자의 임금 협상 등을 통해 물가 상승이 더 광범위하게 확산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수십조원 규모의 자금이 시중에 풀리면 물가 상승 압박이 더 커지게 되고, 이러한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 등 경기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통화당국과의 엇박자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는 이 같은 흐름에 특히 취약하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 기술·통신·의료장비 등의 수출제한 조치를 본격 시행하면 국내 산업 공급망도 차질을 빚게 된다. 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하다.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120달러에 이르면 0.4%포인트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물가 안정을 꾀할 마땅한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게 중요하다”며 “전기료 등 공공요금의 인상 억제와 유류세 환급 규모 확대 등으로 물가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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