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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와 알로에

얼마 전 넬슨 만델라가 퇴임 후 8년 동안 거주했던 요하네스버그의 저택이 호텔로 바뀌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름하여 생추어리 만델라 호텔. 이 건물은 넬슨 만델라 재단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재단 측에서 운영 자금이 필요해 호텔로 개조했다고 한다. 객실은 5개로 하룻밤 숙박료가 최고 1000달러나 된다고 하니,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생전의 그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차별과 멸시에 대하여 만델라처럼 끈질기고 강력하게 대항하여 결국 그것을 바로잡은 인물도 많지 않으리라. 무려 50년 가까이 지속되던 아파르트헤이트가 무너진 것은 그의 줄기찬 투쟁 덕분이다. 자유와 인권, 용서와 화해의 표상이 된 그는 특히 흑인 인권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인권운동가이자 정치가였다.

만델라는 정원사이기도 하였다. 그는 자서전에서 정치인은 정원을 가꿀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정원사처럼 땅을 일궈, 씨 뿌리고 가꾸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정치를 정원에 비유한 그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만델라의 정치 철학은 그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정원을 가꾼 경험이 그 씨앗이 되었다. 정원은 그의 유일한 탈출구이자 자유에 대한 희망이기도 했다. 작은 땅을 일구면서 그는 그 땅을 지키는 수호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좋아하던 식물은 알로에였다. 알로에(Aloe ferox)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원산지로, 그가 태어난 고향 쿠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식물이다. 그는 은퇴 후 예술가로 활동할 때에는 파스텔과 목탄으로 알로에를 그리기도 하였다. 알로에는 보통 3m까지 자라며 다육질의 잎 가장자리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7~8월이 겨울인데, 알로에는 마침 그의 생일(7월18일) 즈음인 초겨울에 붉은 꽃을 만개한다. 그가 알로에를 사랑한 이유는 거친 땅에서도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며, 추운 겨울에 눈부신 꽃을 피우는 알로에로부터 자신의 삶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알로에의 학명 중 종소명 페록스(ferox)는 라틴어로 ‘굳건한’ ‘용기 있는’ ‘도전적인’ 등의 뜻이 있다.

알로에는 암석지대나 건조지대 등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식물이다. 또한 땅이 황폐되었을 때 가장 먼저 정착하여 땅을 뒤덮는 선구종이다. 그의 바람대로 그가 묻힌 쿠누의 언덕에 있는 기념관 주변에는 평소 그가 사랑하던 알로에가 심겨 있다. 그러고 보면 알로에의 생태와 만델라의 생애는 묘하게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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