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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각광받던 곳, 왜 제방형 도로로 막나”

전주 왜망실 마을 앞 신설 도로 갈등

왜망실 마을 김종기 통장과 부녀회원이 16일 마을 앞에서 진행 중인 도로공사 현장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박용근 기자

왜망실 마을 김종기 통장과 부녀회원이 16일 마을 앞에서 진행 중인 도로공사 현장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박용근 기자

주민들 “통풍·미관 망칠 것”
50억원 더 드는 교량형 요구
국토청 “환경영향 미미” 해명

“지방마다 인구가 줄어 난리인데 이곳은 전원주택지로 여건이 좋아 한 달 평균 4가구가 외지에서 이주해 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적의 환경을 자랑하고 있는데 신설되는 도로가 마을 관문을 틀어막는 결과를 빚는다면 누가 우리 마을이 살기 좋다고 찾아오겠습니까.”

16일 오전 전북 전주시 동부권 끝자락에 자리 잡은 왜망실 마을에서 만난 김종기 통장이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미 마을 입구를 동부대로와 전라선 철로, 완주~순천 고속도로 등 3개 노선이 가로지르고 있다”면서 “여기에 더해 신설되는 우회도로가 교량이 아닌 성토(흙을 쌓아 올려 제방처럼 만드는 도로)가 되면 마을로 들어오는 바람길과 조망을 막는 등 주민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곳은 익산국토관리청이 시행하는 전주시 관내 국도 대체 우회도로 용진~우아 2공구 4차선 도로공사 현장이다. 왜망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아중1터널과 아중2터널 사이 340m가 문제가 됐다. 익산국토관리청은 이 구간 중 아중천이 흐르는 중심 부분 120m만 교량화하고 나머지 터널과 터널 사이 구간은 제방식으로 시공한다는 설계를 확정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발하고 있다.

왜망실에는 4개 마을 160여 가구가 거주 중이다. 동부대로에서 들어서는 마을 입구에는 주민들의 반감을 알려주듯 ‘전 구간 교량화 시공하라’ ‘주민이 주인이다. 주인말 들어라’ ‘공사정보 공개하라’는 등의 현수막이 즐비하게 붙어 있다. 2년 전부터 시행청과 시공사 등과 협상을 벌인 주민들은 최근에는 340m 전 구간 교량화가 어렵다면 최소한 240m라도 교량화시켜 미관을 확보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고 있다.

왜망실 부녀회 최영심씨는 “마을이 항아리형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입구가 막히면 환경권과 재산권 침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바로 옆의 완주~순천 고속도로는 터널과 터널 사이를 교량으로 시공해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왜 이곳만 제방형으로 만들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방형을 교량형으로 변경할 경우 50억여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들어간다. 익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주민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공사비가 늘어나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해 쉽지 않다”면서 “주민들과 협의절차를 거쳐 선정한 전문용역업체 조사 결과 현재 설계대로 시공했을 경우라도 기온과 통풍 등 환경성 변화에는 미미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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