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에 관한 소식은 대부분 언론의 기사감이 된다. 대중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21일에는 상위 1% 근로소득자가 2020년 기준 19만4953명이고, 그중 75%는 수도권 직장에 다닌다는 통계가 뉴스화됐다. 서울 한남동 고가 연립주택이 지난달 100억원에 팔려 역대 연립주택 매매가 2위를 기록했다는 사실도 이날의 뉴스였다. 상위 1% 부자의 집이었을 것이다. 며칠 전 한 언론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주총 패션’을 소개했다. 최근 몇 년간 이 사장이 주주총회에 입고 나온 옷의 브랜드와 가격을 자세히 전했다. 기사는 이 사장의 패션이 ‘상위 1% 룩’ 등으로 회자된다고 했다. 집값 상위 1%가 전체 1주택자 보유세의 24%를 부담하고, 소득 상위 1% 유튜버·BJ 등의 소득이 전체의 26%를 차지한다는 등의 뉴스도 있었다.
사람들은 상위 1%가 돈을 얼마나 벌고, 어디에 살고, 어떤 옷을 입는지를 궁금해한다. 1%는 뉴스뿐 아니라 각종 광고와 출판물의 소재로도 많이 쓰인다. 네이버 책에 ‘상위 1%’를 검색어로 넣으면 1249건이 뜬다. 교육과 관련한 책이 가장 많고 투자, 부자 관련 등도 각각 수백권에 이른다. 1%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책들이다. 1%는 나머지로 불리는 99%가 있어야만 존재한다.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99%가 1%에 진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의 사회운동가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자본주의적 혁신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사람들에게서 돈을 쥐어짜는 기술”이라고 했다. 그 결과는 부의 집중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뿐이다. 1%는 정책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해 기득권 벽을 쌓아올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 6명과 식사를 했다. 99%에 앞서 1%와 먼저 만난 것이다. 경제단체장들은 규제 개혁과 중대재해처벌법 수정, 노동 관련 법제 개정 등을 건의했다. 하나같이 1%의 입지를 굳히는 장치들이어서 우려스럽다. 불평등을 완화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99%를 외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윤 당선인은 조만간 노동계 대표들과도 만날 것이라고 한다. 상위 1%만의 나라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