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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자녀와 연락 끊고 지낸 부모에겐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 책임 없다"

입력 2022.04.14 11:12

수정 2022.04.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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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법원/박민규 선임기자

서울 서초동 대법원/박민규 선임기자

이혼 후 자녀와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낸 부모에게는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4일 사망한 B양의 유족이 가해자인 A군과 A군의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A군 아버지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8년 당시 미성년자였던 A군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 B양과 성관계를 가지면서 이를 몰래 촬영했다. 이후 B양이 연락을 받지 않자 B양에게 사진을 보내며 유포하겠다고 협박했고, 다음 날 B양은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A군은 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 이용촬영) 및 협박 혐의로 보호처분 결정을 받았다.

B양의 부모는 A군과 A군의 부모를 상대로 2억2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A군의 부모에게도 A군을 교육·보호·감독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1심과 2심, 대법원 모두 A군에게 60%, A군의 어머니에게 40%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책임능력 있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해 그 스스로 불법행위 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와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했였다.

A군 아버지의 배상 책임에 대해선 판단이 갈렸다. A군의 아버지는 A군이 2살 때 A군의 어머니와 이혼했으며 A군의 어머니가 A군의 친권자로 지정된 이후로는 A군과 연락을 끊었다.

1심과 2심은 A군 아버지에게도 10%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봤다. “자녀 보호·교양에 관한 권리의무는 친권자로 지정되지 못한 부모에게도 부여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친권자나 양육자가 아닌 부모도 면접교섭권을 통해 자녀의 보호·교양에 일정 부분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A군 아버지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다. 이혼 후 친권자나 양육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모의 경우 ‘자녀에 대해 일상적인 지도·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해 자녀를 보호·감독을 하는 경우’나 ‘자녀의 불법행위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지도·조언을 하지 않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이 감독의무 위반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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