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포스트 코로나 소비

안호기 논설위원
주말을 앞둔 지난 15일  오후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주말을 앞둔 지난 15일 오후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물리적 거리 두기 조치가 18일부터 전면 해제된다. 2년1개월 만의 일상회복을 앞두고 소비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만에 반등하며 소비 부활을 예고했다.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소비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실제 신세계·롯데·현대 등 백화점 3사의 이달 1~16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주식시장에서는 일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행과 항공 관련주 강세가 뚜렷하다.

코로나19는 소비 트렌드까지 바꿔놓고 있다. 지금까지는 ‘보복소비’ 행태가 두드러진다. G마켓과 옥션이 지난 3월11일부터 한 달간 해외 항공권 판매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3위가 비행시간 6시간 이상인 곳이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같은 기간 1~3위는 5시간 이내 단거리 노선이었다. 억눌렸던 해외여행에 대한 보상 심리로 비용이 더 들더라도 장거리 여행을 선택하는 것이다. 자기만족을 위해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는 분위기도 강화됐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3대 브랜드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26~40% 늘었다.

그러면 향후 소비는 어떻게 될까. 지향하는 가치나 만족도에 기반한 제품을 구매하는 ‘가치소비’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980~2000년대 초반 태어난 MZ세대 소비자 3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4.5%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이 더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가치소비를 반영하는 새 흐름 중에서는 심리적 만족을 강조하는 ‘가심비’가 으뜸으로 꼽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10여개국 1만여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먹고 입고 쓰기 위해 구매하는 모든 제품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지구를 병들게 한다. 이처럼 자연을 훼손하고 탄소를 발생시키는 소비 행태가 결국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의 창궐을 초래했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생산과 소비를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일깨운 현실이다.


Today`s HOT
모스크바 레드 스퀘어에서 열린 아이스 링크 개장식 성지를 방문해 기도 올리는 무슬림 순례자들 양국 관계 강화의 시도, 괌과 여러 나라를 방문한 대만 총통 식량난을 겪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스위스 농부들의 시위 사우디 아라비아의 유적들
3-2로 우승한 미네소타 와일드 하키 팀 뉴욕 테니스 경기 우승자, 엠마 나바로
홍수로 인해 임시 대피소 마련한 말레이시아 연말 시즌, 바쁜 우체국 물류 센터 브라질의 낙태 금지 개정안에 대해 시위하는 국민들 엘살바도르 광대의 날 기념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