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학 중 방학 때 귀국…국회의원실·외국계 제약사도 근무
아들 입사 논란 이어 딸도 의혹…이, 위장전입엔 “송구” 시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딸이 고교생 시절 이 후보자가 근무하던 법무법인 율촌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의 딸 이모씨(31)는 부친의 로펌 인턴을 포함해 국회의원실, 외국계 제약사 등에서 인턴활동을 해 동료들 사이에서 ‘인턴 3관왕’으로 불렸다고 한다.
19일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이씨는 고교 2학년 때인 2009년 법무법인 율촌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다만 이 후보자 측은 딸의 당시 활동에 대해 ‘인턴’이라는 표현 대신 법무법인에서 ‘학교 밖 체험 프로그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후보자는 율촌의 변호사였다. 판사 출신인 이 후보자는 2007년 법원을 나와 율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5~2017년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담당 부위원장을 지낸 기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율촌의 파트너 변호사로 일했다.
미국에서 고교를 다닌 이씨는 미국 뉴욕대에 진학했으며, 현재는 국내서 거주하고 있다. 2012년 매일경제에 보도된 ‘유학생들 “올여름 한국서 인턴” ’ 기사는 딸 이씨가 그해 6월부터 국회의원실에서 일하고 있으며, 고교 시절 로펌과 제약회사 영업팀에서 인턴십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료 유학생들 사이에서 ‘인턴 3관왕’으로 통한다”고 했다.
행안부 인사청문 준비단은 로펌 인턴과 관련해 “해당 프로그램은 장녀가 다니던 학교가 전교생의 진로 탐색을 위해 운영하는 교육과정”이라며 “1월 겨울방학 기간을 활용해 2주간 다양한 사회활동, 여행 등을 통해 직업 현장을 체험하고 이런 경험을 학생들 간에 발표·공유하는 체험학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후보자의 장녀가 2010년 외국계 제약회사의 한국법인을 체험한 것도 동일한 프로그램이었다”며 “해당 프로그램은 근로계약에 기반한 인턴이나 근무가 아니며, 후보자의 장녀는 학교가 운영하는 체험학습에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본인이 사외이사를 맡은 그룹의 계열사에 아들이 지난해 입사한 사실이 알려져 ‘아빠 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장남 채용을 부탁하거나 관여한 적이 없다”며 “해당 기업의 필요 인력과 장남의 전공, 경력이 부합해 채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자녀의 강남 8학군 진학을 위해 주소를 옮겼다는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과거에 주소와 거소가 부합하지 않았던 점이 있었던 것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며 의혹을 시인했다. 이 후보자가 2004년 6월 서울 서초구 아파트에 거주할 때 부인 정모씨는 혼자 강남구 도곡동 한 오피스텔로 주소를 옮겼다. 이 오피스텔은 교육 목적으로 위장 전입이 자주 이뤄지는 업무용 오피스텔 중 하나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