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마다 열리는 세계박람회(등록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불린다. 1851년 런던에서 처음 시작된 엑스포는 3대 이벤트 중 역사가 가장 길다. 올림픽(1896년 그리스), 월드컵(1930년 우루과이)보다 앞선다. 회원국은 월드컵이 211개국으로 가장 많고 올림픽 206개국, 엑스포 170개국 순이다. 3대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6개국뿐이다. 엑스포는 규모에 따라 등록, 인정, 원예 등으로 구분한다.
한국은 1893년 시카고 엑스포에 정자관을 쓴 두루마기 차림의 대표단 4명을 보낸 것이 첫 참가이다. 당시 고종의 명에 따라 한지와 인삼, 악기 등을 출품해 국가전시관을 꾸몄다.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 엑스포는 인정 엑스포였다. 한국은 2010년 등록 엑스포를 유치하려 했으나 중국 상하이에 밀려 실패하자 규모를 축소해 여수 엑스포를 개최했다.
부산시가 ‘2030 엑스포’ 유치를 향해 뛰고 있다. 2030년 5월1일부터 6개월간 부산 북항 2단계 재개발 대상지 344만㎡에서 열기로 했다. 부산시는 2030 엑스포 개최에 따른 경제효과가 생산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등 61조원에 이른다고 전망한다. 50만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하고, 505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쟁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러시아 모스크바 등이다.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유치 후보국 지위를 최근 한시적으로 박탈하면서 유치전은 3파전 양상으로 좁혀졌다. 2030년 개최지는 내년 11월 170개 BIE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대회가 22일 부산에서 열렸다. 대회 주최 측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과 전국 상의 회장단이 참석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삼성, 현대차, LG 등 10대 그룹 사장급 대표들까지 얼굴을 내민 것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기업인들의 경제외교 활동이 중요하다. 국가 전체를 보고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도와달라”고 했다. 인수위원회는 엑스포 유치를 국정과제로 삼는단다. 기업인 줄서기 또는 줄세우기가 시작된 건 아닌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