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검찰의 입법 반대 여론전도 전면화하고 있다. 일선 검찰청부터 대검까지 사실상 검찰의 전 조직이 뛰어든 것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은 26일 설명회를 열고 여야가 합의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공정성·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렇다고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폐지하는 쪽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국민적 의혹이 큰 사건들이 집중돼 있는 중앙지검마저 입장표명을 하게 되면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에 주저해왔다”며 “조만간 (법안이) 본회의까지 간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이 지검장은 중재안에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할 장치는 오히려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나누면 뭐하느냐. 어차피 다 같은 검사”라며 “개인적으로는 시민의 통제, 의회의 통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설명회에는 정진우 1차장, 박철우 2차장, 진재선 3차장, 김태훈 4차장, 윤진웅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동부지검도 이날 개별 보이스피싱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열었다. 공보준칙이 엄격해진 뒤로 사라졌던 언론 공개 브리핑을 자청해 중재안에 반대하는 여론전의 무대로 활용한 것이다.
동부지검은 47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서 송치된 A씨 사건을 보완수사해 A씨가 속한 기업형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체를 확인했다고 했다. 검찰은 이들 조직이 보이스피싱 피해자금 약 15억원을 중국으로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고 조직원 4명을 재판에 넘겼다.
동부지검은 중재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검찰의 보완수사 범위가 제한돼 보이스피싱 등 지능범죄 수사도 제약받는다고 주장했다. 중재안은 경찰이 송치한 범죄사실과 동일한 범위 내에서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곤후 강력범죄전담부 부장검사는 “이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가 현실에서 어떻게 일반 서민과 국익을 보호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검찰의 보완수사 범위를 한정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현실화된다면 보이스피싱과 같은 중대한 수사에 법적 공백이 발생하고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지 못하는 모순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 18개 검찰청의 선거전담 부장검사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선거범죄 수사권 이관에 따른 수사 공백을 우려했다. 이들은 “선거사건은 법리가 난해하고, 권력형 비리가 개입된 사건은 그 은밀성 때문에 증거수집도 쉽지 않으며 재판 과정에서 많은 변수가 발생한다”며 “검찰의 선거사건 대응 역량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이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