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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갈색의 유혹

어린이날을 맞아 과자의 맛있는 과학이란 주제로 강연을 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직접 과자를 만들어 본 적은 없기에 오늘은 아내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맨 처음 배울 과자는 가리비 모양의 마들렌. 밀가루, 설탕, 버터를 같은 비율로 하고 소량의 베이킹파우더를 첨가하여 반죽합니다. 그리고 틀에 반죽을 짜 넣은 후 190도 오븐에서 10분 정도 구워내면 먹음직스러운 갈색의 마들렌이 완성됩니다.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과자가 맛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 설탕과 같은 당분 때문이기도 하고, 부드러움을 가미하는 버터나 우유에 들어 있는 지방 성분 때문이기도 합니다. 구워지는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하며 만들어지는 구멍이 숭숭 뚫린 구조도 특이한 식감을 주면서 먹는 재미를 더 크게 해주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온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입니다. 앞서 장어를 구우면 왜 더 맛있어지는지를 설명한 제 글에서도 등장했던 마이야르 반응이 대표적인데요, 이 반응을 통해 약 1000가지 이상의 향 성분들이 만들어집니다. 이것들이 구운 요리를 더 맛있게 만들어주죠. 그런데 오늘은 또 다른 반응 한 가지를 더 소개할까 합니다. 이 반응의 이름은 그 자체로도 맛있는 캐러멜화 반응입니다.

캐러멜이라 하면 말랑말랑한 갈색의 캔디가 생각나실 텐데요. 네 맞습니다. 바로 그 캐러멜이 만들어지는 반응입니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 게임>에 등장했던 달고나도 일종의 캐러멜이죠. 설탕과 같은 당분을 오래 가열하면 그것이 분해되면서 여러 다른 성분들이 만들어지는데, 달콤함도 달콤함이지만 수많은 향 성분들이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버터향이 나는 디아세틸, 땅콩향이 나는 퓨란계 화합물 등이 있죠. 이것들은 캐러멜만의 고유한 향을 만들어내는데, 갓 로스팅된 커피의 달콤한 향 또한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자나 빵을 굽는 과정에서도 이 반응이 일어납니다. 밀탄수화물이 고온에서 분해되면 당분이 만들어지고 이 당분이 캐러멜화를 일으키기 때문이죠. 캐러멜화가 잘 일어난 과자나 빵의 표면은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경험적으로 갈색의 요리를 보면 달콤함을 연상하게 되는 것이죠.

과자를 잘 굽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수분과 온도 조절은 매우 중요합니다. 수분이 너무 적으면 딱딱해지거나 타버리기 쉽고, 수분이 너무 많으면 캐러멜화와 같은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아 맛이 없어져 버리죠. 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무조건 온도를 높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캐러멜이 되는 것을 지나 그야말로 까맣게 타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마들렌은 비교적 쉬웠지만 그 외 다른 과자들은 실수 연발입니다. 과자가 맛있어지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맛있는 과자를 만드는 일은 분명 다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오랜 기간 많은 경험이 필요하겠지요. 과자의 과학을 제대로 강연하려면 아직은 더 노력해야겠다 다짐하며 다시 반죽부터 시작합니다.물론 아내의 가르침에 따라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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