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내에서 돌파구 못 찾자 ‘국회 밖’ 여론전
대책 논의하는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대통령 만나 검수완박 위법성 설명, 국민 목소리 전할 것”
민주당의 법안 단독처리 앞두고 “효력정지 내려야” 헌재도 압박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를 예고한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을 두고 2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헌법재판소에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을 신속히 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을 저지할 뾰족한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낸 고육지책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한다”면서 “직접 만나 검수완박 악법의 위헌성과 국회 처리 과정의 위법성을 상세히 설명드리고 국민적 우려와 반대 목소리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면서 30일과 다음달 3일 민주당이 검수완박 관련 2개 법안을 처리하더라도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통화해 면담 요청을 전달했다.
국민의힘은 이와 함께 헌재의 조속한 가처분 결정을 촉구하는 여론전에 집중했다. 민주당이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 시점으로 예고한 30일 국회 본회의 개최 전에 헌재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검찰청법 개정안의 입법 절차가 국회법을 위반했다며 효력정지 및 본회의 부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권 원내대표는 “헌재는 민주당의 반헌법적 폭거로부터 국민을 지킬 책무가 있다”면서 “본회의 상정 전에 헌재 결정이 내려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헌재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달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한다”며 헌재에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청구서도 제출했다.
국민의힘이 문 대통령과 헌재를 압박하는 데는 국회 내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반영돼 있다. 민주당은 국회 의석 300석 중 171석을 점하고 있어 법안 처리와 국회 회기 변경 등 사실상 국회 ‘단독 운영’이 가능하다. 국민의힘이 지난 27일 입법 저지 방안으로 내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도 민주당이 국회 회기를 당일 자정으로 바꾸면서 자동 종료됐다. ‘위장 탈당’ 등 민주당의 꼼수, 국민의힘의 여야 합의 번복 등 여야의 정치 실패가 쌓인 끝에 입법부 문제를 사법부로 끌고 가는 현상이 이번에도 반복되게 됐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도 검수완박 법안 관련 국민투표를 주장하면서 “국회가 빨리 입법 보완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투표 명단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국회가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 실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민주당 등 범여권이) 계속 이렇게 헌법 일탈, (검수완박 같은) 이런 법안들을 밀어붙이면 대통령으로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국민투표법은 빨리 보완을 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을 대폭 강화하겠다면서 “우리 (윤석열) 대통령이 (현 범여권이) 180석을 가지고 이렇게 입법 전횡을 하는, 또 그 가운데서 헌법 일탈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좀 더 설득하고 설명하는 부서가 필요하지 않느냐, 그게 시민사회수석실 아니냐 생각해서 조금 강화할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