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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박탈에 ‘대통령 거부권’ 건의…권한쟁의심판까지 첩첩산중

입력 2022.05.02 18:19

수정 2022.05.0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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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권도현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권도현 기자

검찰 수사권을 대폭 축소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입법 완료를 앞두고 검찰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검찰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검찰청은 2일 “법제처로부터 법률안 재의요구 등에 관한 관계부처 의견을 회신하여 달라는 요청을 공문으로 받았고, 재의요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검찰청법 개정안을 처리한 데 이어 3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대통령은 국회로부터 이송받은 법안에 이의가 있을 경우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는 66차례 있었다. 대통령이 돌려보낸 법안이 다시 국회를 통과한 사례는 없다.

문 대통령이 검찰의 건의를 받아들여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양당 간의 합의가 잘됐다고 생각한다.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가 바람직하다는 저의 입장은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대검은 지난달 29일 법제처에 법안에 대한 정부입법정책협의회를 소집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협의회는 국회가 발의한 법안에 대해 정부 의견을 통일하기 위한 기구이지만 그동안 사실상 사문화됐다. 대검은 협의회 소집을 통해 국무회의 의결 시점을 늦추면서 향후 법적 다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제처가 국무회의 의결 시점이 늦춰지는 걸 감수하면서 협의회 소집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검은 이날 “법제처로부터 정부입법정책협의회 소집 관련 회신은 없었다”고 했다.

대검은 법안이 공포되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계획이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간의 권한 다툼이 생긴 경우 헌재에 판단을 구하는 제도이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위헌 결정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헌재가 위헌 판단을 하려면 헌법의 명문 규정이나 제도의 본질에 명백히 어긋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헌법에는 검사의 수사권을 명시한 규정이 없다. 다만 헌법 제12조 제3항이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며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명시했다. 검찰은 영장을 ‘수사의 도구’로 해석해 검찰의 수사권을 전제한 조항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영장을 ‘수사의 통제장치’로 해석하면 반드시 검찰의 수사권을 전제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할 때도 검찰 수사권이 축소됐는데 이번 법안에 따른 수사권 축소만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법안이 검찰에 부패·경제범죄 수사권은 남겨뒀기 때문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 정신에 합치되도록 해석될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함부로 위헌으로 판단해서 안 된다는 원칙이 있다”며 “6대 범죄 수사권을 다 없애는 법안이 아닌데 위헌이라고 단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검찰이 민주당의 법안 처리 과정을 문제 삼아 법안의 효력을 잠정 정지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법도 있다. 법조계에선 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키는 방법으로 국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키고 법안을 상정한 과정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헌재가 입법 과정의 위법을 인정하더라도 법 자체를 무효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는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에 대해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입법 과정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무효확인 청구는 기각했다”면서 “위헌으로 인정되려면 절차 위반이나 권한 침해가 과도하고 중대해서 법률을 유지하지 못할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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