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열차에 기어서 탑승하는 오체투지 방식의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3일 출근길 지하철에 기어서 탑승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의 내년도 예산 총액을 결정하는 이달 중순까지 이런 방식의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어 9시쯤부터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서 지하철 열차에 탑승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장연은 “기어서 지하철 타는 시간이 잠깐 지체되더라도 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공간과 잠깐의 시간은 허락해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장애인권리 예산에 대한 입장을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약속하자 지난달 22일을 끝으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추 후보자가 전날 청문회에서 밝힌 장애인권리예산 관련 답변이 기재부의 방어적인 입장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판단해 이날 시위를 재개했다.
추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에서 법제가 마련된 만큼 (특별운송사업비를) ‘보조금 지원 대상 제외’에서 삭제해 관련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장애인 교육 예산’ 국비 지원에 대해서는 “평생교육지원 예산이 지방으로 이양될 때에는 당시에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니 관련 교육지원법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논의사항을 지켜보면서 고민하겠다”고 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나머지 부분들은 다 거부한 것이고 언급조차 안 된 내용들이 많이 있다”며 “(추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다른 장애인단체를 만났다고 밝혔는데, 우리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다. 기회는 공평하게 줘야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전장연은 오는 6일부터는 4호선 혜화역에서 출발해 삼각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동선을 변경할 예정이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10일 오전에는 5호선 광화문역에서 여의도역으로 이동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전장연은 “기재부와 국회는 2023년 장애인권리예산과 장애인권리 4대 법안 제·개정을 지금 결정해야 할 때”라며 “더이상 ‘검토’라는 것으로 기다리지 않겠다.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