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이재명 상임고문을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지방선거를 지휘하는 선대위 총괄상임선대위원장도 함께 맡겼다.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승리를 위한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선택이라는 것이다. 오후에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분당갑뿐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출마는 시기와 지역구 선택에서 상식을 벗어난다. 정치발전에 대한 기대를 허무는 처사가 실망스럽다.
민주당 내에서 지방선거를 위해 이재명 역할론이 제기되어온 것은 맞다. 서울에서는 열세, 경기는 박빙인 상황에서 이 고문의 역할이 절실하다. 하지만 대선 후보로 나섰다 패배한 지 두 달도 안 돼 정치 전면에 나선 것은 성급하다. 지금은 대선 패배를 성찰하면서 갈 길을 숙고할 시간이다. 굳이 나서야 한다면 선대위원장만 맡을 수도 있었다. 연고지인 경기 성남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을로 정한 것도 명분이 약하다. 대장동 사업을 최대 치적이라고 하더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계양을로 갔다. 계양을은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전 당대표가 내놓은 자리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당선되겠다는 뜻인데, 불체포 특권을 이용한 방탄용 출마라 해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안철수 위원장의 출마도 다를 바가 없다. 몸을 던지겠다고 하면서 대단히 희생하는 것처럼 명분을 내세웠지만 설득력이 없다. 안 위원장이 출마지로 선택한 분당갑은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이 경기지사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지역구다. 자기 당 의원이 도지사 출마로 빈, 당선되기 편한 곳에 가면서 할 말이 아니다. 더구나 그는 19·20대 의원을 지낸 서울 노원병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여러번 약속했다. 안 위원장은 전략공천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준석 대표는 경선 방침을 밝히는 등 이견을 보였다. 대선 후 행정경험을 쌓겠다며 총리로 입각할 듯하더니 슬그머니 접었다. 대선 출마 이외에는 모든 행보가 불투명하다.
두 사람은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들이다. 그런데 정치 문법을 무시하는 가벼운 처신으로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다. 정치인의 선택은 자유지만 그 책임은 온전히 자신이 진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출마 이유를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