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7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을 발사했다. 수중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SLBM의 비행거리는 약 600㎞, 고도는 60여㎞로 탐지됐다. 앞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쏜 지 나흘 만이며, 올해 들어 15번째 무력시위다. 게다가 북한이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나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즈음해 7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한·미 정보당국의 예측도 나오는 터다. 북한의 잇단 무력 도발은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국제사회 안정을 해친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북한 무력시위가 빈번해지고 수위가 높아지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당장 북한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7개월 만인 이번 SLBM 발사를 통해 투발수단 다변화 등 핵무기의 기습적 운용 의도를 드러냈다. 여기에다 이달 중 북한이 7차 소형 핵탄두 실험을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추진 중인 핵의 소형화·경량화는 한국과 미국에 대한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다.
북한 의도는 짐작할 만하다. 미국을 자극해 대미 협상 여건을 유리하게 만들고, 대북 강경책을 천명한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벼랑 끝 전술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외교적 해법을 천명했던 바이든 미 정부의 태도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국제사회 고립도 더 심화될 수 있다. 대북 제재가 지속되는 한 북한 주민의 고통스러운 삶은 전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무력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빈틈없는 대북 경계태세 유지에 힘쓰되, 대화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남북 경제협력 청사진을 제시해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겠다고 했는데,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다를 바 없다. 비핵·개방 3000은 남북관계를 냉각시키고, 북핵 문제를 방치함으로써 핵 고도화를 초래하는 등 실패작으로 결론났다. 윤 당선인은 취임 후 강경 기조의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