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출범하는 윤석열 대통령실은 시민사회수석실을 확대해 국민통합·시민소통·종교다문화·디지털소통·국민제안 등 5개 비서관을 두기로 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다원화된 시민단체, 이익단체, 노동단체 등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지를 나무랄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인선이다. 비서관급 면면을 보면 보수성향에 치우친 인상이 짙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이는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 내정자다.
김 내정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측이 창간한 자유일보에서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윤 당선인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찬양하는 기사와 칼럼을 다수 게재했다. 대선 전 인터뷰에선 “한눈에 봐도 눈에 띌 미인형 얼굴”이라 했고, 칼럼에선 “윤석열이란 시골 검사를 대선 후보 반열에 올려세운 건 ‘평강공주 김건희’였다”고 썼다. 대선 다음날 칼럼에선 “김건희 대표는 파격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훌륭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 했다.
또한 김 내정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이하 센터)는 과거 다문화 아동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센터가 운영해온 다문화가정 어린이합창단 ‘레인보우합창단’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공연했는데, 이후 MBC는 센터 측이 무대에 선 어린이들의 부모에게 참가비를 걷고 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무료로 나눠준 패딩을 수거해 갔다고 보도했다. 센터 측은 별도의 자체 행사를 진행하느라 참가비를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합창단 활동은 중단됐다. 그런데 레인보우합창단이 1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한다고 한다.
다문화 아동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인사가 다문화 관련 소통을, 극우 성향 목사와 가까운 인사가 종교계와의 소통을 담당한다는 건 누가 봐도 적절하지 않다. 이 모든 일은 김 여사와 무관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