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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용산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금지 조치 효력 정지

입력 2022.05.11 15:16

수정 2022.05.1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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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집무실로 사용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의 모습. 인수위사진기자단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집무실로 사용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의 모습. 인수위사진기자단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을 지나는 집회를 금지한 경찰 처분에 법원이 집행정지로 제동을 걸었다. 본안 판결이 날 때까지 경찰 처분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킨 것이지만 법상 집회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 집무실’을 구분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가 허용될 여지가 커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대표자가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집회 금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 일부를 11일 인용했다.

무지개행동은 오는 14일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해 대통령 집무실 인근을 지나 이태원 만남의광장까지 2.5㎞를 행진하겠다는 집회신고를 냈다. 그러나 경찰은 무지개행동의 집회 행렬이 옥외집회 금지장소인 ‘대통령 관저 인근’을 지난다며 집회금지를 통보했다. 이에 무지개행동은 대통령과 그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인 ‘관저’와 업무를 보는 ‘집무실’은 구분되어야 한다며 경찰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관저와 집무실이 함께 있던 청와대와 달리 현재 용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만 있다.

쟁점은 대통령 집무실을 ‘관저’로 볼 것인지 여부였다. 집회시위에관한법률 11조는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공관 등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를 금지한다. 대통령 집무실에 대해서는 달리 규정이 없지만 경찰은 ‘관저’의 개념에 ‘집무실’이 포함된다고 유권해석해 집무실 100m 이내의 집회·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통령 집무실이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대통령 관저에 포함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관저의 사전적 정의가 ‘고위직 공무원들이 살도록 마련한 집’이라는 점, 대통령경호법 시행령이 대통령 집무실과 대통령 관저를 구분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종전 대통령 집무실이 있던 청와대의 외곽 담장으로부터 100m 이내 장소에서의 옥외집회나 시위가 제한됐지만 이는 대통령 관저 인근의 옥외집회나 시위를 제한함에 따른 반사적이고 부수적인 효과”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겨 관저와 집무실이 분리된 만큼 대통령 관저 인근의 집회금지에 대해서도 달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해당 경로의 행진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경찰 처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무지개행동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다만 재판부는 무지개행동이 대통령 집무실 앞을 1시간30분 이내에 통과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해당 경로의 행진을 제한 없이 허용하면 대통령 집무실·국방부 인근의 교통정리 및 경호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무지개행동의 표현의 자유는 신속하게 해당 경로를 통과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 사건을 대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서채완 변호사는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라도 집회·시위가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그런 취지에서 선례가 쌓여 가는 과정인 만큼 향후 법원의 판단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했다.

경찰은 본안 판결이 아닌 가처분 결정일 뿐이라며 소송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 관계자는 “단일 사안에 대한 가처분 판결이며, 행진 규모가 작아서 위해가 없다고 본 것 같다”며 “관저의 개념에 대한 입장도 아직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방침을 유지하면서 건건이 법적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관저’의 개념에 ‘집무실’도 포함된다는 판단이 집무실 인근 집회 금지의 전제인데, 법원이 이날 가처분 결정문을 통해 이 전제를 허물어버린 셈이어서 경찰의 입장이 옹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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