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자료사진
국내 타이어업계가 고공행진하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난으로 고전하고 있다. 생산 원가 상승에 따른 영업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타이어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소비자 부담만 커지게 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7906억원, 영업이익은 126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0.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2.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1.5%에서 7.0%로 4.5%포인트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물류대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한국타이어는 설명했다. 대전, 금산 등 한국 공장의 경우 지난해 총파업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년 1분기 대비 적자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연간 적자를 기록한 한국 공장은 수익성 회복을 위한 혁신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 9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금호타이어는 가동률 개선 등으로 악재를 일부 상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넥센타이어도 매출액이 약 11% 증가했으나 186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됐다.
생산 원가는 물론 운송비까지 치솟으면서 타이어를 많이 팔아도 손해가 커지는 국면을 맞은 것이다. 타이어의 핵심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 1년간 35% 뛰어올랐다. 합성고무와 카본블랙 등 다른 원재료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해상운송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초 2870포인트에서 올해 초엔 5000포인트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 고객인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으로 신차를 제때 출고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실적 회복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자동차 업계에선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약 200만대가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육지책으로 타이어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타이어 가격을 올리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는 지난 3월부터 타이어 가격을 3~10% 인상했다. 2분기에도 최대 10%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한 타이어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와 운임 비용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기엔 아직도 역부족”이라며 “다만 기존 제품의 가격을 계속 올리기보다는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