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검찰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농협 전산망 해킹을 시도한 혐의로 국내 해커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최창민)는 국가보안법상 탈출·회합·편의제공 등의 혐의로 3명을 구속 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2011년 6~7월 중국 단둥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지령을 받고 국내로 입국해 농협을 비롯한 여러 기관의 인터넷 정보를 북한 해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농협 전산망을 해킹해 예금액을 나눠갖기로 모의했지만 해킹에 실패했다. 북한으로부터 해킹 보수도 받지 못했다.
검찰은 2018년 북한 공작원 A씨의 대북보고문을 확보해 국내 해커 일당의 존재를 인지한 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과와 4년간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농협 전산망 해킹을 직접 시도한 국내 해커 1명을 지난해 6월 공소시효 2일 전 불구속 기소해 시효를 정지시켰다. 검경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날까지 해킹 관리 감독자와 북한 공작원 연락책 등을 차례로 검거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북한 공작원과 해커들이 국내 해커 일당으로부터 제공받은 국내 국가·금융기관 IP(인터넷규약) 정보, VPN(가설사설망) IP 주소 정보 등을 활용해 주요 기관 전산망 해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해킹은 모두 실패했다.
앞서 2011년 3월 국내 주요 정부기관, 은행, 포털사이트에 대한 디도스(DDoS) 공격으로 농협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농협 전산망 마비가 북한 정찰총국의 사이버테러에 의한 것으로 결론냈다. 검찰은 이번 해커 일당이 이 공격에도 참여했는지 의심했으나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2011년 디도스 공격의 혼란을 알면서도 북한 해커들과 연계해 농협 전산망 해킹을 시도했다”며 “향후 공소유지에도 만전을 기하고, 경찰과도 협력해 안보위해 사범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