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30대 이하 청년층(2030)의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 당선인은 각각 83명, 333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지방선거(각 46명, 192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선출 정수 대비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 당선 비율도 각각 9.5%와 11.1%로, 4년 전 5.6%와 6.6%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10대 당선인도 처음으로 1명 나왔는데,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출마 가능 나이가 만 25세에서 18세로 낮춰진 덕분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지방자치의 토대를 튼실히 하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번 2030세대의 약진에는 배경이 있다. 청년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 함께 주요 정당이 청년들을 적극 공천한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경선 과정에서 청년과 정치신인에게 가산점 혜택을 줬고,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을 30% 이상 의무적으로 공천했다. 그 결과 전체 지방선거 출마자 중 2030 비율이 국민의힘은 2018년 4.4%에서 10.0%로, 민주당은 7.5%에서 12.5%로 늘어났다. 여야가 상대당의 텃밭인 호남과 영남에서 각각 당선인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그럼에도 청년정치, 또 정당정치가 온전히 구현되기 위해서는 한참 더 가야 한다. 광역·기초의원 청년 당선인 비중은 2030 인구 비중(각 13%대)에 비해 여전히 낮다.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낮은 투표율과 지난 3월 대선 때보다 더 심화된 성별 투표 쏠림 현상도 우려스럽다. 여야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우선 출범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당내 청년당 제도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 한국 정치의 문제 중 하나는 훈련되지 않은 사람들이 갑자기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제 청년 당원들이 풀뿌리 조직에서부터 당의 정책을 배우고 만드는 경험을 쌓은 뒤 기초자치단체의 장·의원으로 출발해 광역단체나 국회, 중앙당의 핵심으로 차근차근 성장해가는 시스템을 완성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