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출범 앞두고 공천 물밑 갈등

정대연·조문희 기자

이준석, 총선·당 대표 선거 염두

시스템 공천으로 ‘윤심’ 사전 차단

‘혁신위’ 출범 앞두고 공천 물밑 갈등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지난 2일 6·1 지방선거 승리 이후 당 혁신위원회 출범을 선언하면서 차기 총선 준비에 일찌감치 발을 뗐다.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게 이 대표 구상이다. 이 대표가 친윤석열계 의원들에 맞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차기 대표 선거와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갈등이 벌써부터 물밑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 대표와 혁신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국회에서 만나 혁신위 구성과 의제 등을 논의했다. 이르면 다음주 혁신위 출범을 위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출국 전 만난 것이다.

최 의원은 “당의 체질을 강화하고,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지금의 당 구조는 젊은 세대 의사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이 당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한 이벤트가 없으면 선거가 없는 2년 동안 당원들이 줄줄이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매달 1000원 이상만 내면 되는 ‘책임당원’보다 당 정체성을 높은 수준으로 공유하는 ‘으뜸당원’을 도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혁신위를 둘러싼 최대 관심사는 공천 문제다. 최 의원은 “이해할 수 없는 전략공천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며 “시스템 안에서 (공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윤심’ 공천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의원은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 “당 안팎 개혁적 성향을 가진 신망 있는 인사”를 인선 기준으로 꼽았다.

이 대표가 총선이 2년 가까이 남은 시점에 혁신위를 띄운 것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윤 세력이 대거 공천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되자 ‘시스템 공천’으로 차단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성비위 의혹으로 회부된 상황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라는 주장도 있다. 이 대표는 “내가 상계동에서 또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면 (대표 선거에) 나가든지, 누구를 지지선언 하든지, 선대위원장을 하든지 개입할 것”이라며 차기 대표 도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감사원장 출신의 최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발탁한 것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있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최 의원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모양새다. 이를 통해 친윤계 의원들과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견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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