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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식 취득은 분명 ‘호재’지만…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는 ‘소각’으로 완성

  • 박동흠 회계사

(주)LG는 5월27일 금요일 주식시장 마감 후에 향후 2년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000억원어치의 자기주식을 취득할 예정이라는 공시를 냈다. LG 주가는 공시 후 첫 거래일인 월요일(30일) 아침부터 즉각 반응해서 9%나 급등했다.

자기주식 취득은 왜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고, 주가가 오르는 것일까?

자기주식을 취득한다는 것은 회사가 회사의 돈으로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는 주주로부터 사업자금을 받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주식을 나누어 준 것인데 이 주식을 다시 회사가 취득하면 돈을 다시 돌려주고 주식을 회수한 셈이 된다.

그래서 회계처리도 처음부터 투자를 받지 않았고 주식을 발행하지 않은 것처럼 한다. 즉 자기주식 취득은 자본 감소로 회계를 처리한다. 그렇다고 이미 발행한 주식을 없앨 수 없으니 기타자본항목 같은 명칭을 써서 자본에서 덜어낸다. 회사 스스로 회사의 주주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주주 권리도 아예 없다. 배당금을 받을 수 없고 주주총회 의결권도 없다. 만약 회사가 돈이 필요해서 갖고 있는 자기주식을 주식시장에 내다 팔면 반대로 자본 증가가 된다. 자기주식 취득 때 덜어냈던 자본을 다시 채워 넣는 식으로 회계를 처리한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회사의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든다. 반대로 자기주식을 주식시장에서 매도하면 회사의 유통 주식 수는 도로 증가한다. 회사의 주주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드는 것이 좋다. 그래야 1주당 순이익이 증가해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 보이는 효과도 생기고 1주당 배당금도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자기주식 취득 발표는 주가 우상향의 원인이 된다. 반대로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면 1주당 순이익이 감소해서 주가가 비싸 보이고 1주당 나누어 갖는 배당금도 줄 수 있어서 자기주식을 처분하면 주가는 하락하게 된다.

회사는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즉시 소각하는 것이 좋다. 시장에 다시 내다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야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가 된다. 그동안 일부 상장기업들은 주가가 오를 때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팔아서 현금화하곤 했다. 사업자금 확보 측면에서는 좋겠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니 좋을 리 없다.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매해 규칙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다. 취득 후 머뭇거림 없이 즉시 소각하는 기업들도 많다. 워런 버핏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는 매년 자기주식 취득을 위해 30조원이 넘는 돈을 쓴다.

매년 번 돈의 대부분을 자기주식 취득에 쓰느라 오히려 자본잠식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나 건축자재 등을 주로 판매하는 홈디포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빅테크 기업처럼 성장주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실적에 따라 주가가 조금씩 오르락내리락 하는 성격이 강해서 회사는 번 돈으로 부지런히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는 것이다.

주가 하락기에 LG의 대규모 자기주식 취득 결정은 칭찬받을 만하다. 주가 방어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매년 번 돈의 일정 금액 이상을 자기주식 취득에 쓰고 소각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미국 기업들처럼 우리 상장기업들도 자기주식 취득과 소각을 적극적으로 해서 주주를 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투자도 활성화되고 주식시장도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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