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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탐험가이자 개척자

“모두 본질을 잊은 것 같아요. 우리는 탐험가이자 개척자였는데 말이죠.”

2014년 개봉한 미국 영화 <인터스텔라>는 기후가 황폐해지면서 농작물 수확량이 줄고, 먼지 폭풍에 숨조차 쉬기 어려운 가까운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이 사회에서 과학 연구는 중단돼 있다. 모자라는 건 당장 필요한 식량이지 고성능 텔레비전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에 대한 호기심은 잠꼬대로 취급받는다. 영화 속 주인공 쿠퍼(매슈 매코너헤이)가 우주개척 시대를 떠올리며 내뱉는 탄식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다.

이정호 산업부 차장

이정호 산업부 차장

그런데 <인터스텔라>에서 인류을 구한 건 결국 우주다. 토성 근처에 생긴 ‘웜홀’(우주에서 먼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지름길)을 통해 다른 은하계로 떠난 쿠퍼는 인류를 더 나은 곳으로 이주시킬 초대형 우주선을 띄울 물리학적 원리를 알아낸다.

현실에서도 우주는 인간의 삶을 바꿨다. 아폴로 계획은 우주공학 수준을 단기간에 높였고, 자기공명영상장치(MRI)나 무선 전자기기, 흠집 나지 않는 선글라스 등의 파생 기술을 만들었다. 어린 시절에 텔레비전으로 달 착륙을 지켜본 세대인 ‘아폴로 키즈’는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이공계 학문 붐을 일으켰다.

15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두번째 발사를 시도한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는 3단 로켓 엔진이 일찍 꺼지면서 ‘성공’ 도장을 찍지 못했다. 누리호를 개발한 국내 연구진은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발사체에선 예기치 않은 일이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비행 조건이 엄혹하기 때문이다. 누리호의 최종 속도인 초속 7.5㎞는 보잉747 여객기 순항속도의 30배다. 이 속도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대기의 저항을 뚫고 우주의 극저온과도 맞닥뜨린다. 누리호는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걱정거리는 여기에 있다. 누리호 발사가 다시 실패하면 “한국 같은 우주기술 후발국이 왜 1조9000억원이나 되는 돈을 쏟아부어 발사체를 만드느냐”는 회의론이 정치권 등에서 제기될 수 있다. 여기에서 세계적인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과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스페이스X의 초기 발사체인 ‘팰컨1’은 2008년 발사가 성공하기까지 모두 3번이나 실패했다. 연이은 실패에 스페이스X가 개발을 관뒀다면 ‘재사용 로켓’이라는 신개념은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재사용 로켓은 현재 전 세계 우주 기구와 업체들의 지향점이다. 발사 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낮은 발사 비용은 인류가 우주로 활발히 진출할 수 있는 열쇠다.

한국은 2010년 시작된 누리호 개발을 통해 75t급 액체엔진을 자체 개발했다. 세계에서 7번째다. 누리호 2차 발사의 성패를 떠나 우주 변방국 지위에서 벗어난 셈이다. 누리호를 바탕으로 한 추가 기술개발 계획도 세워져 있다. 이만큼 온 건 미국도, 러시아도 알려주지 않은 발사체 기술을 스스로 개발한 한국 연구자들의 노력 덕택이다. 한국을 우주개발의 방관자에서 탐험가의 자리에 앉힌 그들에게 박수를 보낼 일이다. 그리고 코앞으로 다가온 누리호 2차 발사를 차분하게 응원할 때이기도 하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격언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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