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시·환율 등 몰아닥친 복합위기, 총력 대응 필요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에서 “한마디로 복합위기가 시작됐고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에서 “한마디로 복합위기가 시작됐고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해 2500선이 무너지고, 4일째 오른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을 갈아치우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4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을 기록, 1년7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오전 한때 연중 최고치인 1292.5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다소 진정돼 2.4원 오른 1286.4원으로 마감했다.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로 나스닥지수가 4% 넘게 폭락하는 등 전날 미국 증시가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에 직면한 한국 경제가 복합위기에 처했다.

미국 증시가 급락한 것은 연방준비제도가 14~15일(현지시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자이언트스텝’ 전망이 급속히 확산된 탓이다. 일부에서는 1%포인트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6, 7월 연속 0.75%포인트 인상설도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는 계속 올라 연말에는 연 3.75%에 이른다는 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8.6%로 나오자 연준의 고강도 돈줄 조이기를 예상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75%로 조정한 한국과 같아진다. 한·미 금리차가 사라지거나 역전된다면 국내에서 외국인투자가가 빠져나가고 환율은 상승(원화 약세)하게 된다. 물가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한국도 미국에 보조를 맞춰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국면에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는 더욱 둔화할 우려가 크다. 시중에 풀리는 돈이 줄어들면 자산시장도 침체하게 된다. 그래서 최근의 증시 하락세는 거품이 빠지는 과정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과거 코로나19 초기 급락했다가 곧바로 회복한 V자형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에서 “한마디로 복합위기가 시작됐고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미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면 위기를 헤쳐나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모든 정부 부처가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해야 할 것이다. 위기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재점검’만으로는 부족하다. 재정 투입과 세제 지원 등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 치솟는 물가와 금리로 서민·취약계층이 받게 될 고통을 덜어줄 대책이 일순위여야 한다. 정쟁에 골몰하느라 최근의 경제위기에 강 건너 불구경하듯 안이하게 대응하는 정치권도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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