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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 공공교통이 대안이다

입력 2022.06.21 03:00

수정 2022.06.2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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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운전면허가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아직까지는 체감이 떨어지지만, 곧 교통요금도 오르면 부담이 커질 듯하다. 무궁화호와 같은 일반열차를 타보면 승용차 이용이 쉽지 않을 법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의 이동권은 누가 보장할까?

하승우 이후연구소 소장

하승우 이후연구소 소장

가끔 서울을 갈 때 대전역에서 KTX나 SRT로 환승한다. 환승표를 끊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꼈을 불편함이 있다. 코레일앱에서 SRT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표를 예매하려면 SRT앱을 써야 한다. 회사가 다르니 그렇겠지 생각할 수 있지만 자회사와 모회사 관계인 기차를 이렇게 불편하게 타야 할까.

2013년 연말, 정부는 철도 부채를 줄이고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명분을 걸고 노동자들의 반대를 무릅쓰며 무리하게 주식회사 에스알을 분리했다. 하지만 약간의 가격차이와 기차 색깔, 내부배치 정도를 빼면 달라진 건 별로 없다. 정부는 경쟁체제를 만들어 운영을 혁신하겠다고 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할인체계도 다르고 불편할 뿐 차이가 없다.

사실 두 고속철도가 연계되어 운영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철도의 유지보수와 관제권은 여전히 한국철도공사에 있기 때문이다. SRT의 정비나 차량기지도 한국철도공사에 의존한다. 심지어 SRT는 부족한 차량을 한국철도공사에서 임대받아 운영하고 있다(시설은 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담당한다). 굳이 이렇게 운영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KTX·SRT 왜 불편하게 이용할까

따지고 보면 이유는 하나이다. 현재 철도노선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고속철도뿐이니, SRT는 수익노선만 운영하는 셈이다. 일반철도를 운영하면 적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 적자는 한국철도공사만 감당한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막대한 부채를 지는 KTX와 흑자를 보는 SRT의 구분만 남고, KTX는 적자를 빌미로 일반철도를 줄일 것이다.

그런데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일반철도와 연계되지 않은 고속철도는 크게 쓸모가 없다. 나라도 대전역을 가지 못하거나 대전역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기차를 포기할 것이다. 적자라지만 지금도 주말에는 일반열차에 승객들이 꽉 차는데, 이들과 고속철도가 무관할까? 일반열차의 안정적인 운행과 고속철도의 흑자는 무관하지 않고, 고속열차의 수익이 일반열차의 보조금으로 활용된다면 요금격차에 대한 저항감도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공공교통의 운영은 이용요금이 아니라 공적 투자에 의존해야 하는데, 한국은 수익자부담원칙을 내세워 공공성을 배반해 왔다.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있어야 자동차 증가에 따른 교통체증이나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은 무시된다. 철도가 줄어 사람들이 모두 자가용을 타고 서울로 향한다고 생각해보라. 고속도로는 기름 먹는 주차장이 될 것이다.

애초에 경쟁을 시키려면 KTX와 SRT가 아니라 철도와 자가용을 경쟁시키며 공공교통을 강화시켰어야 했다. 에너지 부족과 기후위기에 대비하려면 자가용 수를 줄이고 철도노선과 운행횟수가 늘어나야 한다. 공공교통은 승용차에 비해 에너지 효율은 5~10배가 높고, 탄소배출량은 3~5배가 적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철도노선을 조정하고 확충해서 에너지위기,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철도의 수송분담률을 높이고 공공교통 요금은 낮춰야 한다. 철도와 버스, 자전거, 보행로 등을 잘 연계시키고 통합환승운임체계를 만들면 자동차를 포기하고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그러면 위기를 겪는 지역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

통합 어렵다면 효과적으로 운영하자

지난 5월 공공교통네트워크는 ‘공공교통이 미래다’라는 정책자료집을 발표하고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철도망 중심의 광역교통체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철도노조는 수서역에 전라선 KTX를 운행해서 SRT의 부족한 공급을 보충하고 일반열차를 운영하는 KTX의 수익을 늘린다는 대안을 주장하고 있다. SRT가 KTX의 일반열차를 보조하는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KTX와 SRT의 통합이 문재인 정부의 방치로 무산된 후 다시 제기되는 현실적인 주장이다. 이미 대안은 여러 가지이고, 정부가 결단하면 될 일이다.

6월28일은 철도의날이다. 정부가 머뭇대면 시민들이 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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