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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더 안전하게

아이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미리 재료를 준비해 놓은 것은 아니니, 가지고 있는 것들로만 요리를 해야 합니다.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파스타 면. 서랍을 여니 이번엔 진공 포장된 마늘이 보입니다. 다른 밀키트에 있던 것을 따로 보관해 둔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메뉴가 정해졌습니다.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마늘과 올리브 오일, 그리고 건고추 가루만 있으면 가능한 메뉴입니다.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먼저 파스타 면을 삶아내고, 면수는 나중에 볶을 때 다시 써야 하니 따로 보관해 둡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마늘을 볶을 차례입니다. 그런데 큰일입니다. 멀쩡해 보이던 마늘이 포장을 뜯자 냄새를 확 피웁니다. 물로 씻어보아도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진공 포장이라 꽤 오래 보관이 가능할 것 같았는데, 너무 과신했던 모양입니다. 어쩔 수 없이 집 근처 슈퍼에서 마늘을 사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공 포장은 식재료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공기와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해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일부 유해한 미생물들은 산소가 없어도 증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미생물이 활발하게 증식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영양분인데요. 식재료는 그 자체가 영양분이니 오래 보관하는 것이 원래 어렵습니다. 두 번째 조건은 산성도. 미생물은 기본적으로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단백질은 산성도에 매우 민감하죠. 일반적으로 pH 4~6 사이에서 잘 증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온도. 보통 5도 이상의 온도에서 미생물은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그래서 냉장고 온도를 4도 이하로 맞추는 것이 좋다고 하죠. 한편 미생물도 생물인지라 고온에서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70도 이상에서 살균처리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미생물이 좋아하는 5도에서 70도까지의 온도 구간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소와 습도 또한 중요한 조건입니다. 진공 포장은 산소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려는 방법입니다. 물이 부족한 것은 미생물에게 더욱 치명적입니다. 산소가 없어도 되는 미생물조차 물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조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도 하는데, 보통 무게 대비 수분의 함량이 10% 이하가 되면 미생물의 증식은 지연됩니다.

아예 미생물을 제거한 상태로 보관하기도 합니다. 열처리, 화학약품, 방사선 등을 이용하는데, 모든 미생물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멸균, 그리고 일부 유해 미생물들만 제거하는 살균,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당연히 멸균이 더 안전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지만, 유익한 미생물을 남긴다는 점에서 살균이 갖는 장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통조림은 멸균처리를 하지만, 우유의 경우는 살균처리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비록 저의 마늘은 실패했지만, 현대의 과학적 보관 기술은 분명 엄청난 축복입니다. 매번 새롭게 재료를 구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주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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