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 시민들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특히 중국의 열악한 인권 정책에 대한 반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29일(현지시간) 올해 상반기 19개국 시민 2만4525명을 상대로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전보다 하락했다. 중국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한 한국인은 80%로 전년 대비 3%포인트 늘었다. 중국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한 미국인은 작년보다 6%포인트 늘어난 82%였다. 일본인과 호주인의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는 각각 87%와 86%였다. 독일과 캐나다에서도 중국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74%였다. 스웨덴(83%), 네덜란드(75%), 영국(69%), 프랑스(68%) 등 유럽 주요국에서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대체로 높았다. 다만 말레이시아(39%)와 싱가포르(34%)에선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매우 낮았다.
퓨리서치센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2020년 크게 상승했으며 이후 그대로 유지되거나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2020년은 중국에서 최초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팬데믹이 시작된 해였다. 이 센터는 올해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19개국 가운데 18개국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역대 최고이거나 이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 시민들은 중국의 군사력과 경제력 팽창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인권 정책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 응답자의 79%가 중국의 인권 정책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중국의 인권 정책이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 비율도 47%에 달했다. 중국의 군사력에 대한 문제의식은 72%, 경제력에 대한 문제의식은 66%였다. 중국이 응답자가 속한 국가의 정치에 개입하는 데 대한 문제의식은 59%로 조사됐다.
응답자가 속한 국가와 중국과의 관계가 나쁘다고 답한 비율은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보다는 대체로 낮았다. 일례로 중국과 자국의 관계가 나쁘다고 답한 미국인은 70%, 한국인은 74%, 일본인은 81%, 호주인은 83%였다. 유럽 국가에서는 자국과 중국의 관계가 나쁘다고 생각한 답변은 50% 미만이었다.
퓨리서치센터는 한국에 대한 항목에서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적 보복으로 크게 자극을 받았다면서 그 이후로도 꾸준히 늘었다고 밝혔다. 한국인은 중국이 한국의 정치에 개입하는 데 대한 반감이 54%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 한국은 젊은 세대의 반중 감정이 나이가 많은 세대보다 눈에 띄게 높은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고 이 센터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