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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비극에 짓눌린 중2의 성장통

[책과 삶]가족의 비극에 짓눌린 중2의 성장통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
조우리 지음
문학동네 | 208쪽 | 1만2500원

“그냥 모르는 척하는 게 낫겠지? 뭐랄까, 비극의 사이즈가 크잖냐.”

들어버렸다. 통화 중인 담임선생님의 목소리를. 선생님을 기다리던 현수는 교실을 박차고 나와버렸다.

그 무섭다는 열다섯 ‘중2’ 현수가 두려워하는 건 본인의 존재감이다. 누군가에게 인식되는 게 싫다. 아니 더 정확히는 집이 망해 일용직 노동자 아버지를 둔 최현수, 엄마까지 알코올중독자인 가여운 최현수가 되는 게 끔찍하다.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은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깊은 슬픔에 침식당한 현수의 5년에 관한 이야기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동생 혜진이의 실종이었다.

현수가 열 살 때였다. 여름휴가를 떠난 호텔에서 혜진이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게임만 하지 않았어도 동생을 지킬 수 있었다는 죄책감. 그리고 망가져버린 가정이란 울타리. 그렇게 비극은 덩치를 키워가며 현수를 짓눌렀다.

‘아동청소년 돌봄센터’는 익명의 학생으로 지내기에 딱 좋은 곳이다. 배고픔과 잉여의 시간을 해결해 준다. 단, 끊임없이 TV 프로그램 <서프라이즈> 이야기를 읊어대는 그 선생님만 없었으면 싶다. 수민이는 센터에서 만난 친구다. ‘관계’가 싫은 현수지만 수민이의 재잘거림과 들러붙음이 싫지는 않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상실. 선생님이 늘 이야기하던 딸은 하늘나라에 있었고, 현수와 닮았다는 수민이의 쌍둥이 오빠는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생이별 중이다.

“죽을 만큼 힘들 때는 이렇게 힘을 빼면 돼… 그러면 살아져” 셋이 함께한 바닷가에서 선생님은 살 수 있는, 아니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상실이 모든 것을 앗기 전에 현수는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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