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중앙과 지방의 권력 교체는 언론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벌써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민영화가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여소야대라는 ‘분점정부’ 상황에서 갈등이 당연하다는 시각이 주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여야 정치권이 포털뉴스에 대해서만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방송규제 완화와 포털뉴스 개편을 화두로 제시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포털뉴스 알고리즘 기사배열의 확증 편향 문제를 해결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포털도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용자가 뉴스를 선택하게 하고, 언론사 배열뉴스를 제공하는 구독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도 지난 1월 메인 화면에 커뮤니티, 창작 콘텐츠를 뉴스와 같이 제공되는 ‘My뷰’를 시작했지만 폐지하기로 했다. 언론사와 개인, 커뮤니티 게시글 등이 섞이면서 자극적인 글과 언론사 뉴스 선택의 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8월부터 ‘MY뉴스’ 구독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기대감보다 우려감이 더 크다. 이유는 첫째, 포털뉴스가 지나치게 정치권 입김대로 좌우되고 있다는 위기감이다. 포털은 언론사는 아니지만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 제2조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로 제10조의 준수사항을 따르고 있다. 국민 대다수와 학계에서는 포털뉴스 영향력이나 인지도 면에서 언론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뉴스 유통플랫폼으로 포털의 언론 기능은 무시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는 생각하지 않고, 일부 문제점을 지적하며 규제를 들이밀고 있다. 일이 이렇게 왜곡된 것은 포털의 책임도 있다. 오래전부터 학계와 시민사회는 포털뉴스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위한 제안을 했다. 이것을 무시하고 마이웨이를 외친 결과, 포털은 이제 정치권의 규제 대상이 돼버린 셈이다.
둘째, 포털뉴스 개편에서 이용자의 편의성이나 의견 반영은 없다. 오로지 정치권의 입맛에 맞는 포털뉴스 개편만 이야기되고 있다. 포털뉴스 이용자들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한번은 포털사가, 한번은 정치권이 휘두르는 칼날에 이용자들은 편리한 서비스를 잃어버리고 있다. 전문가 활용도 좋지만, 이용자들인 시민이 포털뉴스 개선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을 포함한다면 더욱 좋은 개선안이 나올 수도 있다.
셋째, 정부와 여야정당은 포털뉴스를 네이버와 다음 등 메이저 포털만을 이야기한다. 현재 국내 포털뉴스는 해외사업자 구글도 있고, 네이트나 줌(Zum) 포털 등도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논의는 없다. 구글은 뉴스를 서비스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중소 포털뉴스의 경우 정치권 규제로 인해 심각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4월 입법 합의된 ‘디지털서비스법’에 따라 EU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4500만명 이상인 대형 플랫폼은 규제하고, 규모가 작은 기업은 유예하는 조치를 마련했다. 물론 규제와 개편의 대상이 전체 포털로 확장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포털뉴스는 한국에서 여론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 때문에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는 중요하다. 그런데 투명성·책임성 주체가 정치권만 할 수 있다는 것은 위험하다. 포털뉴스가 주요한 만큼 언론계나 학계, 시민사회의 의견 반영이 필수적이다. 정치논리로 추진되는 포털뉴스 개편이 저널리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시민친화적인 서비스가 될지 의문이 든다. 이것이 정치권의 포털뉴스 개편을 바라보면서 불편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