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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장고에 악수 두다

‘장고에 악수 두다’라는 말이 있다. 바둑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수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하다 최악의 수를 두는 경우를 말한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만 5세 취학 정책’도 같은 모양새다. 교육부가 10년 동안 50%의 초등학생이 줄어드는 학생감소 문제를 2019년부터 고민하다 내놓은 해법이 만 5세 취학 정책이다.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2025년부터 초등학생의 입학시기를 3개월씩 연장해서 2028년에는 2021년 10~12월생과 2022년생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다는 정책이다. 이 정책의 장점은 윤석열 정부가 끝나는 2027년까지 24%의 학생감소를 17%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학제개편을 통해 1년 빨리 대학을 졸업하므로 생산연령의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왜 만 5세 취학이 악수가 되었을까?

첫째, 교육부는 부모들의 마음을 읽지 못했다. 통계청의 월별 출생아 발표 자료를 보다 보면 이상한 현상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12월이 되면 전월 대비 출생아 수가 최대 20%까지 줄어든다. 필자는 이런 현상을 ‘출생아 수 V곡선’이라 부른다.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데 한 해가 아니라 매해 반복된다. 자녀를 키워본 어머니들은 너무나 쉽게 이 현상의 이유를 안다. 12월에 태어난 아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발달이 늦어져서 여러 면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산모들이 12월 출생을 꺼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교육부의 계획대로 2025년부터 입학시기를 3개월씩 연장할 경우 2019년 1~3월생들이 2018년생들과 함께 입학하게 된다. 부모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고 교육부는 부모들에게 선택권을 주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2019년 1~3월생 부모들은 조기입학을 거부하게 될 것이다.

둘째, 교육부의 해법은 학생 수 감소 문제를 다음 정권으로 미루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7년 임기가 끝난다. 조기입학 정책도 2028년이면 끝난다. 미래의 자산을 당겨 사용했기에 2029년 17만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줄어든다. 이후 4년 동안 평균 14만명의 아이들이 줄어든다. 학생 수 감소 문제를 미래로 미루었을 뿐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다.

셋째, 전체 학생의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일이 쉽지 않다. 만 5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초등학교는 유치원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지금의 12학년 교육과정을 1년씩 당기게 되는 건지 아니면 유치원 교육과정을 포함한 13년의 교육과정을 12년에 재배치하는 것인지 방향 설정이 쉽지 않다. 어린이집이나 사립유치원의 폐원 문제는 상상하기도 힘들다. 고작 2%의 학생 감소를 위해 이 많은 혼란을 치러야 하는지 의문이다.

교육부는 학생 수 감소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직면해야 한다. 학급당 적정학생 수를 고민하여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저학년의 경우 놀이 중심 수업의 증가로 교사 활용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초등학생 수는 2033년 이후 140만명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140만명대의 초등학생 수에 맞추어 고통스럽더라고 교육체제를 바꾸어야 할 때이다. 문제를 미래로 떠넘기는 것은 내면의 힘이 약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늘 문제를 더욱 키우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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