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자국의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방안 중 하나로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른 여성에게 ‘영웅’ 훈장을 수여하는 옛 소련 시절의 제도를 부활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 10명 이상의 아이를 낳아 양육한 러시아 여성에게 ‘어머니-영웅’ 훈장과 함께 100만 루블(약 2100만 원)의 포상금을 수여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대통령령은 또 7명 이상 혹은 4명 이상을 낳아 양육한 여성에게 ‘부모 영광’ 훈장을 수여하고 각각 50만 루블(약 1천80만 원), 20만 루블(약 430만 원)의 상금을 주도록 했다.
10명 이상 자녀를 둔 다산 여성에게 훈장을 주는 제도는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서기장 시절인 지난 1944년 제정됐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2700만명에 이르는 심각한 인명 피해를 본 소련이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였다. 소련 붕괴 후에는 자연스레 폐지됐다.
푸틴 대통령이 이 제도를 부활시킨 것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인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1억4500만 명 이하로 떨어진 러시아의 인구는 지속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국가통계청(로스스타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출생률이 6.3% 감소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어 사망자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지난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악화한 국민 여론을 달래고 ‘애국주의’를 고취하기 위해 출산 훈장 제도를 부활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