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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경력 아시아나 승무원 ‘방사선 피폭’ 산재 인정

입력 2022.08.19 20:57

2018년까지 연 890시간 비행근무
고위도 국제선엔 연 882시간 탑승
‘골수 형성이상 증후군’ 진단받아

법령상 허용치보다 피폭량 적지만
의료진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
아시아나항공 소속으로는 첫 사례

20년 넘게 아시아나항공에서 근무하다 ‘골수 형성이상 증후군’ 진단을 받은 승무원 A씨(57)가 방사선 노출에 따른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이 같은 이유로 산재 인정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방사선 노출로 산재 인정을 받은 항공기 승무원은 모두 대한항공 소속이었다.

19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질병 판정서’에 따르면 질병판정위원회(위원회)는 지난달 4일 “A씨가 26년 이상 국제노선에 투입돼 근무한 점, 항공기가 북극 상공을 운행할 때 자연방사선 수준 이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진 점, 유사 작업자에게서 혈액암 인정 사례가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신청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일치 의견을 냈다.

1990년 12월 아시아나항공사에 입사한 A씨는 2018년 2월까지 객실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연간 약 890시간 정도 항공기에 탑승했다. 이 중 고위도로 이동하는 국제선 탑승은 연간 882시간 정도로 탑승 시간 대부분을 차지했다. A씨는 2018년 1월 당뇨로 검진을 받던 중 백혈구 수치 이상을 발견했고, 검사 결과 ‘골수 형성이상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일을 그만두고 현재 항암치료와 골수이식을 진행 중이다. 골수 형성이상 증후군은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기관인 골수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백혈구와 적혈구 및 혈소판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악성 혈액질환이다. A씨는 골수 형성이상 증후군이 우주방사선(태양 또는 우주에서 발생해 지구로 들어오는 방사선) 피폭, 시차·야간근무 등 업무와 관련이 크다고 보고 올해 1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냈다. A씨는 객실 승무원으로 26.75년 근무하면서 노출된 우주방사선 총 누적 피폭량이 총 58.04~107.53mSv(밀리시버트)라고 주장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18년 조사한 객실 승무원의 평균 피폭 방사선량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5년간 누적량은 평균 14.83mSv로 파악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이후부터 확인되는 누적 방사선량은 11.82mSv(5년)라고 주장했다. A씨의 고고도·고위도 비행은 총 7회로 타 항공사 대비 현저히 적다고도 했다.

A씨의 우주방사선 피폭량은 법령상 허용치를 넘은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의 ‘승무원에 대한 우주방사선 안전관리 규정’에 따르면 승무원의 피폭 방사선량은 연간 누적해 50mSv, 5년간 100mSv를 넘지 않아야 한다. 국토부는 지난해 5월 연간 6mSv로 기준을 강화했는데, 아시아나항공사는 “국토부 개정 이전부터 이미 연간 6mSv 이하보다 더 낮은 상태로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질병을 진단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우리나라에서 방사선 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이 총 누적 6.08~12.15mSv의 방사선에 노출된 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 발생해 산재로 인정받은 사례가 있었다”며 “허용선량 이하의 저용량 방사선 노출에서 악성 혈액질환의 발병 위험이 낮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의 신청 상병은 업무 중 노출된 전리방사선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업무와 재해 발생 간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해 위원회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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