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나이프크루 사업 로고. 버터나이프크루 4기 홈페이지
청년 성평등 문화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 참여자들이 23일 사업 정상화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 장관이 직접 결재까지 한 부처 사업을 정권의 입김에 휘둘려 졸속으로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업 중단 후 처음으로 직접 언론 앞에 섰다.
버터나이프크루 4기 참여 16개 단체로 구성된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와 사업 운영 주체인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대위와 빠띠는 “김 장관에게 묻는다,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저희는 국민이 아닌가”라며 “성평등 사회를 향한 여성가족부의 의지를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로 보여달라”고 했다.
버터나이프크루는 청년들이 성평등 의제를 직접 발굴하고 콘텐츠 제작 등 인식개선에 나서도록 하는 여성가족부 사업이다. 2019년 출범해 올해로 4기째를 맞는다. 여성가족부는 4기 사업에 참여할 팀을 선정해 지난 6월30일 출범식까지 마쳤다. 김 장관도 출범식에 참석했다.
지난 7월5일 여성가족부는 돌연 사업 전면 재검토를 발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사업을 두고 “지원 대상이 페미니즘에 경도됐다”고 쓴 다음 날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김 장관과 통화해 사업의 문제점을 전달했다고도 했다.
‘정권 실세의 한마디에 진행 중인 사업을 중단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페미니즘이 중요하다면 자기 돈과 시간을 내서 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공대위는 “납득 가능한 설명이나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없이 우리의 목소리는 일방적으로 지워졌다”며 “정부 부처에서 이렇게 쉽게 청년의 목소리를 삭제시킬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고 두렵다”고 했다. 빠띠는 “일방적인 주장만을 근거로 시작도 하지 않은 사업을 중단시키는 것은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을 벗어난 권력남용”이라고 했다.
김 장관의 ‘세금 내는 국민에 사과’ 발언도 비판했다. 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여자들과 해당 사업을 진행한 단위에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에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국민에게 사과했다”고 답했다. 공대위는 “(사업 참여자가)자원이 없는 청년임을 이용하여 이 사업을 더욱더 쉽게 취소했음을 드러내는 발언”이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 사업에 지원했지만 세금을 축내는 부정한 사람들이 돼버렸다”고 했다.
사업에 ‘특정 성별’이나 ‘일부 청년’만 참여했다는 김 장관 등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갈라치기’라고도 주장했다. 공대위는 “성비만으로 사업을 문제 삼고 성평등을 이야기하면 일반 청년이 아니라고 낙인찍는 사회에서 어떤 남성 청년이 성평등을 이야기하겠나”라며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우리 목소리에 꼬리표를 붙이는 행태를 멈추라. 청년을 정치적 소모품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들에게 버터나이프크루 폐지에 반대하는 1만4000여명의 서명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