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코로나19 확산 시기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현 초등학교 3~4학년생들의 심리·정서 회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다른 학년에 비해 이들 학년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현장의 도움 요청이 있었다.
또 코를 찌르는 자가 신속항원검사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타액으로 검사하는 방식의 코로나19 신속항원키트도 학교에 지원한다. 내년까지 서울 시내 모든 학교의 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전자칠판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 위기 이후 초등학교 3~4학년 학급 내 갈등 사례가 늘었다는 현장 보고가 있어 아이들의 심리·정서 회복을 위해 집중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4학년생들은 학교가 코로나19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동안 저학년 시기를 보냈다. 입학식을 원격으로 하고 등교도 거의 하지 못했다.
실제로 이들 학년의 심리·정서 문제가 다른 학년보다 심각해 집중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현장 교사들의 요구가 있었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교육청은 학생 상담을 위한 위(Wee)센터의 상담인력 연수를 강화하고 전문 상담교사가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상담인력이 없는 학교에는 출장 상담을 연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재유행 속에서 2학기에도 정상등교와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서울 학교들이 운영되는 가운데 일선 학교에는 타액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타액 키트 4만7033개가 추가로 지원된다. 교육청은 이미 비강(코 안)용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학생과 교직원 1인당 2개씩 학교에 배부했지만, 비강 검사를 어려워하거나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타액 키트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전자칠판 전면 도입도 추진한다. 교육청은 애초 예산 524억원을 들여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특수학교에 전자칠판을 우선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에 1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반영해 내년까지 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3학년 전체 교실에 전자칠판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5월 교육청이 전자칠판을 설치한 390개 학교 교사 16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자칠판이 학생 교육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83%로 나타났다.
교육청이 지난달 제출한 추경안이 아직 서울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이 사업 추진이 계획대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교육청 추경안은 지난달 시의회에 제출됐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시의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교육청 추경예산 3조7000억원 중 70%가 넘는 2조7000억원을 기금으로 적립하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
조 교육감은 “교부금이 많을 때 예산을 기금으로 돌리는 것은 합리적인 행정모델이라고 생각하며 교육부에서도 기금 적립을 요청한 바 있다”며 “오히려 저희가 예산을 많이 쓴다고 했으면 방만하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교육감은 “시의회에서 예산이 있을 때 학교가 필요한 것을 더 적극적이고 전면적으로 시행하라고 요구했다”며 “집행 여력의 어려움이 있으나 보완책을 더 마련하지 못한 것은 저희의 부족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