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수사 무마’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수사 무마’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준장)을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전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조작된 녹취록을 갖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언론을 호도해 특검까지 하게 만들었다”며 “조작된 녹취록을 근거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이예람 중사는 지난해 3월 선임인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군검찰이 성추행 사건을 수사하던 5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검찰은 이 중사 사망 전까지 장 중사를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다. 국방부가 사건을 재수사해 지난해 10월 15명을 기소했지만 전 실장을 비롯한 지휘부는 1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군검찰을 총지휘하는 전 실장은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와 유족으로부터 부실 초동수사의 책임자로 지목돼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당했다. 특검팀은 지난 6월 공군본부와 공군수사단을 압수수색해 전 실장의 휴대전화, 통신기록, e메일 내역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전날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전 실장에게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이성용 전 총장이 이 중사 사망 사건에 대한 구속 수사를 검토하라고 지휘했지만 전익수 실장이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날 전 실장을 상대로 ‘수사 무마’ 의혹의 핵심 증거였던 ‘전익수 녹취록’ 조작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11월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군검사들의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토대로 작성한 녹취록을 공개하며 “전 실장이 수사 초기 직접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지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 녹음파일이 조작된 것이라고 판단해 제보자인 군검찰 출신 변호사를 증거위조·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했다.
다음달 12일 활동 기간이 끝나는 특검팀은 공군 윗선 수사에 막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