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질병관리청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관보를 통해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 등록 내역에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 청장은 다수의 바이오 관련 업체 주식을, 이 장관은 소방차 제작업체 주식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이해충돌 논란이 예상되는 주식을 사전에 처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는 처사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백 청장이 신고한 바이오 주식은 SK바이오사이언스 30주, SK바이오팜 25주, 바디텍메드 166주, 신테카바이오 3332주다. 백 청장은 이 중 질병관리청과 백신 공급 계약을 맺은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만 취임 직후 팔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주요 질병 정책을 수립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오 업체들과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백 청장은 해당 주식들을 계속 보유할 의도는 없다면서도 직무 관련성 여부를 심사받아 따져보겠다고 한다. 소방청을 외청으로 둔 이 장관의 주식에도 이해충돌이 의심되는 대목이 있다. 지난 3월 경북소방본부와 소방펌프차 납품 계약을 맺은 업체의 주식 300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 장관은 오래전에 산 것이라 소방차 제작업체인 줄 몰랐다고 해명한 뒤 이날 서둘러 매각했다. 지금껏 직무 관련성을 살펴보지 않았다는 것인데 고위공직자의 본분을 소홀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윤석열 정부의 첫 재산공개 결과 1기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 52명의 재산 규모가 평균 43억원에 달했다. 이런 재산가들이 서민들의 처지를 얼마나 이해할까 싶다. 관련 당국은 공직자들의 이해충돌 여부를 엄격히 검증해 응분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