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월경 ‘당연하지 않아요’…세상을 향해 말해야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바이엘코리아 여성건강사업부 3人 인터뷰

바이엘코리아 여성건강사업부는 여성질환과 관련한 사회적인식을 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바이엘코리아 여성건강사업부는 여성질환과 관련한 사회적인식을 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월경. 월경은 그 자체도 고약한데 통증까지 찾아오니 불청객이 따로 없다. 월경은 청소년부터 중년층까지 나이를 좀 더 먹었다고 익숙해지는 현상이 아니다. 호르몬작용으로 인한 것이니 내 몸을 탓할 수도 어디에 하소연하기도 마땅치 않다. 그렇게 우리사회는 월경에 대해 무심해졌다.

월경 관련 제도가 정착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눈치를 보고 써야 할 판이니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 많다.

코로나19로 우리는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받게 됐다. 그런데 통증을 수반하는 월경은 왜 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일까.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신체변화라 당연시 되기 때문일까. 결국 월경으로 고생하는 여성은 자연스럽게 통증을 참게 됐고 이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다행히 최근에는 월경 관련 인식이 개선돼 월경주기를 알려주거나 월경용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월경’. 그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바이엘코리아 여성건강사업부 진정기 총괄, 비잔 마케팅 담당 이소정 SPM, 미레나 마케팅 담당 김동미 PM 등을 만났다.

이원국 기자 : 바이엘 여성건강사업부에 관해 설명 부탁한다.

진정기 총괄 : 바이엘 여성건강사업부는 오래전부터 여성질환과 관련한 사회적인식을 개선하고 올바른 치료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바이엘은 1960년대부터 피임약 공급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국내 최초로 처방전이 필요한 경구피임약을 소개한 이후 현재까지 약 15년간 꾸준히 여성건강을 위한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피임, 피임약, 월경 관련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이원국 기자 : 바이엘에는 월경 관련 치료제가 무척 많다.

진정기 총괄 : 바이엘에서 판매하고 있는 피임약은 모두 전문의약품이다. 판매 중인 경구피임약은 ▲야스민(성분명 드로스피레논 3mg, 에티닐에스트라디올 0.03mg) ▲야즈(성분명 드로스피레논 3mg, 에티닐에스트라디올 0.02mg) ▲클래라(성분명 에스트라디올발레레이트·디에노게스트) 등 총 3가지가 있으며 야즈와 클래라는 피임뿐 아니라 월경 관련 질환 치료목적으로도 적응증을 갖고 있다.

특히 4세대 경구피임약 야즈는 최초의 월경전불쾌장애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월경곤란증과 중증도여드름에도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경구피임제다. 자궁 내 시스템(LNG-IUS)인 미레나는 1회 시술로 5년간 약 99%의 피임효과가 유지되는 장기피임법으로 월경과다, 월경곤란증에 관해서도 적응증을 갖고 있고 폐경 후 호르몬요법 시 에스트로겐에 의한 자궁내막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서도 쓰인다. 비잔은 우리나라 환자 대상으로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통증 및 병변감소효과와 내약성이 확인된 치료법이다. 세 치료제 모두 장기간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입증된 치료제다.

진정기 총괄은 “바이엘 여성건강사업부는 오래전부터 여성질환과 관련한 사회적인식을 개선하고 올바른 치료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정기 총괄은 “바이엘 여성건강사업부는 오래전부터 여성질환과 관련한 사회적인식을 개선하고 올바른 치료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국 기자 : 국내 여성들이 흔히 겪는 월경 관련 질환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소정 SPM : 대표적으로 3가지 질환이 있다. 월경통으로 알려진 ▲월경곤란증 ▲월경과다 ▲월경전불쾌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주요 월경 관련 질환자는 약 60% 증가했다. 특히 월경곤란증환자는 72% 증가했고 월경과다는 54%, 월경전불쾌장애도 25%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0대에서 월경곤란증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20대부터 50대까지는 월경과다증이, 월경전불쾌장애는 20~3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원국 기자 : 바이엘은 최근 월경관련 질환에 대한 대규모 인식 서베이를 진행한 바 있다.

김동미 PM : 바이엘코리아 여성건강사업부는 지난해 20~40대 국내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월경과다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서베이를 진행했다. 서베이 결과 10명 중 4명(43%)은 중증월경과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월경과다를 질환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27.7%로 매우 낮았다. 특히 월경과다 증상을 겪은 여성 중 산부인과에 방문한 비율은 29.3%, 이 중 8%만이 병원에 방문해 치료받고 있었다.

이원국 기자 : 해외와 비교해 국내 월경 관련 질환 인식이나 치료율은 어떤가.

이소정 SPM : 월경 관련 질환 유병률은 높지만 실제로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경우는 적다.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적 인식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월경 관련 질환을 부끄럽게 느끼는 것도 한몫한다. 반면 해외는 월경과다 증상을 인지하는 경우 62%가 치료를 받는다는 데이터가 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도 월경 관련 질환에 대한 인식은 실제 유병률에 비해 매우 낮은 실정이다.

김동미 PM : 월경 관련 질환은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산부인과 방문을 부끄러워하거나 알리기 싫어 하는 등 외부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듯하다. 실제로 성인 미혼여성의 2명 중 1명은 생식건강 이상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 만연한 산부인과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스스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는 이상 방문을 꺼리는 것이다.

이소정 SPM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주요 월경 관련 질환자는 약 60% 증가했다”며 “사회적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소정 SPM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주요 월경 관련 질환자는 약 60% 증가했다”며 “사회적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원국 기자 : 피임약에 관한 오해가 치료를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진정기 총괄 : 피임약 자체가 터부시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피임약은 엄연히 치료제다. 질환을 앓고 있으면 복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임신이 안 된다’는 잘못된 인식도 문제다. 하지만 피임약을 장기복용하더라도 가임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들은 많이 있다. 오히려 피임약을 적절히 복용하는 것이 계획적인 임신과 출산을 통해 여성 신체의 자기주도성을 회복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원국 기자 : 기억에 남는 캠페인이 있는지.

진정기 총괄 :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인식 개선은 오랜시간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예로 바이엘은 가임기에 접어드는 여성에게 월경과 피임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건강한 월경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2020년부터 서울시립10대 여성건강센터인 ‘나는봄’에 청소년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나는봄은 10대 여성 청소년의 건강권 보호와 회복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서울시 산하 단체다. 지금까지 총 1700명이 넘는 전국의 의료진이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참여 의료진들은 매칭펀드를 조성, 여성 청소년들의 월경 관련 질환 교육, 진단과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김동미 PM : 최근에는 ‘당연하지 않아’ 캠페인도 진행했다. 올해 3회를 맞은 이 캠페인은 월경과다증, 월경곤란증, 자궁내막증 등과 같은 주요 월경 관련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적극적인 치료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디지털 채널 등 다양한 포맷을 통해 보다 쉽고 공감대 있는 콘텐츠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원국 기자 : ‘당연하지 않아’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김동미 PM : 당연하지 않아 캠페인은 왜 여성들이 극심한 월경곤란증 등 월경 관련 질환 증상을 겪으면서도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월경 관련 질환은 당연하지 않고 산부인과 방문을 통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월경과다, 월경곤란증, 자궁내막증과 같은 여성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적시에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도와 여성의 건강한 삶을 응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양한 연령층에게 도달, 참여할 수 있도록 SNS 기반의 디지털 캠페인을 채택했고 다양한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월경 관련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친근하게 전달·확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원국 기자 : 올해 캠페인의 주요 프로그램과 성과는.

진정기 총괄 : 올해부터 ‘당연하지 않아’ 캠페인의 공식 카카오톡 채널이 오픈했다. 채널에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모든 이벤트와 소식은 물론 건강한 월경을 위한 ‘월경 체크리스트’ ‘내 몸에 맞는 피임법’ 등 여성을 위한 정보와 흥미 있는 바이럴 콘텐츠가 연재된다. 얼마 전에는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월경곤란증과 월경과다증에 대한 인스타툰을 제작했다. 올해 캠페인의 주제는 ‘공감’으로, 일상에서 여성들이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꾸리고 있다.

김동미 PM : ‘당연하지 않아’ 카카오톡 채널은 오픈한 지 두 달 만에 약 3만9000여명의 팔로우를 기록했다. 특히 키크니와의 협업을 통해 월경 관련 질환에 대한 실제 사례 공모를 바탕으로 인스타툰을 제작했는데 효과가 대단했다. 3만명이 넘는 사람이 공감을 표현했으며 댓글을 통해 직접 ‘당연하지 않아’를 외쳐줬다.

김동미 PM은 “당연하지 않아 캠페인은 왜 여성들이 극심한 월경곤란증 등 월경 질환 관련 증상을 겪으면서도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올해는 캠페인을 확대해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했으며 10~30대 여성의 관심과 참여를 아우를 수 있도록 웹드라마를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동미 PM은 “당연하지 않아 캠페인은 왜 여성들이 극심한 월경곤란증 등 월경 질환 관련 증상을 겪으면서도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올해는 캠페인을 확대해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했으며 10~30대 여성의 관심과 참여를 아우를 수 있도록 웹드라마를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원국 기자 : 캠페인 중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면.

김동미 PM : 월경과다를 겪고 있는 한 간호사 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병동 일을 하다 보면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의 바지가 젖었음을 알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다른 사람을 정신없이 돌보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현실이 씁쓸했다. 같은 여성으로서 종종 여성분들이 가족이나 주변인을 돌보다가 본인 스스로를 돌보지 못할 때가 있다는 사실에 큰 공감을 느꼈다.

이원국 기자 : 캠페인 진행 중 어려움은 없었는지.

김동미 PM : 제한된 비용 안에서 효과를 극대화해야 했기 때문에 가장 영향력 있는 채널을 선점하고 인플루언서와 협업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러한 협력이 불발되거나 캠페인의 취지와 목표에 대해 충분한 공감을 얻어내지 못할 때 실무진으로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겼다. 카카오톡 채널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다 많은 여성이 캠페인에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

최근에는 10~30대 여성의 관심과 참여를 아우를 수 있도록 웹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젊은 세대들이 자주 이용하는 틱톡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캠페인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원국 기자 : 담당자로서 큰 책임감도 느꼈을 텐데.

이소정 SPM : 맞다. 하지만 질환에 관한 인식 개선은 분명히 있었다. 병원에 방문한 환자수가 5년간 6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환경 변화에도 유병률 대비 산부인과 방문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피임약, 월경 관련 질환에 대한 더 많은 인식 개선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자궁내막증에 대한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궁내막증은 수술이 주요 치료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우선적으로 약물을 먼저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할 만큼 많은 인식 변화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바이엘 여성건강사업부가 일정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원국 기자 : 장기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이소정 SPM : 우리가 캠페인 통해 이상적으로 바라는 것은 캠페인을 접한 월경 관련 질환 환자들이 실제로 산부인과에 방문해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 즉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던 여성이 ‘당연하지 않아 캠페인 보고 왔는데요’라고 말하면서 의사를 만난다면 매우 뿌듯할 것 같다. 이를 위해 콘텐츠를 조금 더 다양하게 노출시켜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되게 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월경 관련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에서 나아가 여성의 건강한 삶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것을 지지하는 캠페인이 됐으면 한다.

진정기 총괄 : ‘여성의 건강한 삶’을 위한다는 비전은 국내뿐 아니라 바이엘이 전 세계에서 실천하고 있는 가치이다. 지난 60년간 바이엘은 전 세계 130개 이상의 국가에서 교육 및 인권에 기반한 가족 계획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여성들에게 현대적 피임법을 지원해왔다. 그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APAC 지역 내에서만 700만명에 달하며 오는 2030년까지 중·저소득 국가 여성 1억명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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