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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동포

[임의진의 시골편지] 깻잎 동포

요전날 클래식 음악 공부하는 친구들과 소풍을 갔는데, 같이 간 친구가 현지 회원네 살강에 있는 깨를 꺼내어 요리에 담뿍. 국산 깨라서 씹히는 고소함이 어찌나 진하던지. 텃밭의 깻잎도 따다 전어회를 된장과 함께 싸 먹었다. 아직도 입안에 깻잎의 알싸함이 남아 있는 듯해. 도쿄 조선대의 영양학 교수인 김정숙 샘이 북조선을 다니면서 음식 이야기를 썼는데, <밥상 아리랑>이란 책을 반갑게 읽었다. 무엇보다 북조선의 밑반찬인 깻잎 절임은 된장에 절인 맛이라니 궁금증. 보통 간장과 기타 양념을 얹고 반찬통에 차곡차곡 담아서 수시로 꺼내 밥을 싸서 먹는데, 멀리 해외엘 나가면 통조림에 담긴 걸 사가기도 했지. 김치는 냄새가 배고 부담스러운데, 깻잎 절임 통조림은 간편하고 맛나더라. 반쪽 나라에 여행 갈 땐 가지고 갈 필요가 없는 게 밑반찬이 대부분 비슷. 상다리가 부러질 지경으로 가짓수를 자랑하는 전라도 음식만 하겠냐마는, 깻잎 동포와 밥을 나누고 곡차를 나누면서 밤새껏 평양 하늘의 별구경이 재미나겠다. 가까운 북조선이라도 여행을 갈 때는 꼭 마돈나 친구랑 같이 가야 하는데, 마돈나란 ‘마지막에 돈 내고 나오는 사람’.

올핸 겨레의 명절 한가위가 평년보다 빠른 거 같아. 절대 불지 않을 것 같은 찬바람이 나고, 새벽엔 추워서리 이불을 덮게 된다. 깻잎 위에 깻잎을 얹듯 이불 위에 몸을 얹고 거기다 이불을 덮고, 냉장고에 깻잎 반찬이나 나나 엎드린 모양이 똑같아. 하지만 깻잎은 맛있고 나는 심심해. 소금 장수가 좋아하는 싱거운 사람이렷다.

밥을 많이 먹어서 살이 쪘어. 다 깻잎 때문이야. 돈을 투자해서 곱빼기로 불어난 것은 나와 당신의 뱃살뿐. 깻잎 반찬이 없어진다면 모를까 밥도둑을 모신 마당에 운동해서 빼는 수밖에. 저녁밥 먹고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 보면 깻잎 동포들이다. 아무리 이를 닦고 마스크를 써도 깻잎 냄새가 나. 삼시 세끼 깻잎 사랑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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