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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우리에게 내재된 인종차별적 시선, 씁쓸하다

입력 2022.09.05 03:00

수정 2022.09.0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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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타국을 음식명으로 대표하면서 비하적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미권 드라마에서 ‘kimchi’를 대사에 포함할 때, 이는 음식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다.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대한 경멸의 표시이거나, 아시안 문화를 통칭하여 모욕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통상 단지 유머였을 뿐이라면서 재치있는 말장난 정도로 수용된다. 한국 드라마 <빅 마우스>에서 태국의 음식명을 상대방을 모욕하기 위한 대사에 포함한 것 역시 같은 경우일 것이다. 한국 드라마의 수용이 초국적이고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터라, 방영 당일 태국의 드라마 시청자들이 관련한 SNS 메시지를 다수 남기기도 했다. 한국 문화의 수용이 OTT 및 기타 기술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문화의 차이에 대한 존중이 부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

종종 한국 케이팝 스타들이 드레드록스 헤어스타일을 할 때 문화 정체성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해외 팬덤의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다 보니, 이 문제 역시 수차례 반복되어오고 있다. 이 문제가 문화 차이에 대한 인식, 더 나아가 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한국 사회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해온 결과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무관심들은 일상화된 인종차별 문제로 이어진다. 종종 한국 사회는 인종차별을 서구의 비서구 세계에 대한 차별 문제로만 인식하기도 한다. 한국 내에서 인종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무심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공부하는 다수 유학생들은 공적 공간에서 경험하는 일상적 차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보인 외국인 예능인 샘 오취리에 대한 뉴스의 댓글은 그가 비판적 태도를 보이게 만들었던 한국 내 일상화된 인종차별적 인식의 경연장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언론 보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의 보도는 한국인 대 외국인을 구분하여 이주 노동자들을 이등 노동자로 분류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 노동자 인권보장 어디까지 해야 하나’라는 질문,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상전 모시듯’ 해야 한다고 표현하거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급여가 맞지 않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라면서 ‘갑질’을 한다는 등의 표현을 쓰는 것이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모양이다. 물론 이는 한국의 노동 보도 전반에서 나타나는 노동자에 대한 억압적 시각과도 관련되지만, 인종 문제가 결합하면서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은 ‘한국인보다 못한’ 이등 노동자라는 함의를 전달하는 데 대해 언론은 별로 고민이 없어 보인다.

‘다문화 청소년’이 3%를 넘은 지금, 우리 사회가 인종과 차이, 문화 다양성에 대해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시급히 점검해야 한다. 한국의 교육 과정에서 단일민족이라는 말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주류 집단으로 한국인을 두고 ‘다문화’를 시혜와 배려 대상으로 놓고 있다. 종종 언론은 ‘다문화 청소년’의 문제와 관련하여 부정적인 이슈를 주로 언급하면서 타자화한다. 청소년 입장에서 공감하여 우려하는 것이 아닌 한국 사회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하는 방식 등이 그러하다.

서로 다른 인종적·민족적 배경을 지니고 문화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그 수많은 차이들을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환원할 때, 이 대립항은 명백히 혈통 중심의 ‘한국인’이며 그사이에 위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차이에 대한 존중 인식이 없으면 한국인과 ‘다문화’를 구분하는 법제도적 범주는 구분이 아닌 차별로 작동하게 된다. 언론 보도는 물론 글로벌하게 수용되는 문화 콘텐츠에서 문화 다양성과 차이를 어떻게 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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