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등교에 학교폭력도 증가···코로나19 이전보다 높아져

김태훈 기자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코로나19 이후 등교 수업을 재개하면서 학교폭력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수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6일 교육부는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에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피해 응답률이 1.7%(5만3800명)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북 교육청은 자체 조사를 해 이번 조사에서는 제외됐다.

지난 4월11일부터 5월8일까지 초4~고3 재학생 전원(387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온라인·모바일 조사에 321만명(82.9%)이 응답했다. 올해 피해 응답률은 지난해 1차 조사 대비 0.6%포인트 증가했고, 전수조사가 시작된 2013년(2.2%)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시행된 2019년 1차 조사보다도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학교급별로 보면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교 3.8%, 중학교 0.9%, 고등학교 0.3%로 모두 지난해 1차 조사보다 상승했다. 특히 초등학교는 전년도(2.5%) 대비 1.3%포인트 올랐고, 중학교는 0.5%포인트, 고등학교는 0.12%포인트 높아졌다. 한유경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은 “초등학생은 중·고교생보다 학교폭력 감지 민감도가 높아 학교수업 정상화에 따라 신체적·언어적 상호작용이 증가하면서 습관성 욕설이나 비속어 등을 보다 민감하게 학교폭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상 등교에 학교폭력도 증가···코로나19 이전보다 높아져

실제로 피해유형별 분류에서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자는 41.8%로, 전수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신체폭력(14.6%)과 집단따돌림(13.3%)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지난해 1차 조사와 비교하면 집단따돌림(14.5%→13.3%), 사이버폭력(9.8%→9.6%)의 비중은 줄고, 신체폭력(12.4%→14.6%)은 늘었다. 학교급별로 보면 모든 학교급에서 ‘언어폭력’ 비중이 가장 컸고, 초·중학교는 ‘신체폭력’(각 14.6%·15.5%)이, 고등학교는 ‘집단따돌림’(15.4%)이 그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0.6%(1만8500명)로 지난해 1차 조사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가해를 저지른 이유로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가 3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22.1%), ‘오해와 갈등’(12.2%), ‘화풀이 또는 스트레스 때문에’(9.4%) 등의 이유로 가해를 했다고 답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12만2000명)로 지난해 1차 조사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2019년 1차 조사보다는 0.2%포인트 낮아졌다. 목격 후 한 행동은 ‘피해를 받은 친구를 위로하고 도와줬다’(32.2%)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29.3%)는 비율도 상당했다. 이어 ‘때리거나 괴롭히는 친구를 말렸다’(20.7%),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16.9%) 순이었다.

교육부는 지난 2년간 대면 접촉이 줄어든 학생들의 사회성과 공감능력 부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부터 오는 10월까지 진행할 ‘언어문화개선 교육주간’에서 바른 언어사용 집중수업 등을 실시하고, 학생들이 자기 학년에 맞게 언어습관을 진단할 수 있는 ‘언어습관 자기진단 앱’ 활용을 지도할 예정이다. 또 학교폭력 가해 행동에 대해서는 학생부 기재·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엄중한 조처를 할 계획이다.

장상윤 교육부차관은 “이번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 및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추진방안 후속조치를 지속 추진·점검하고, 최근 학교폭력 실태 양상을 분석해 2023년 2월 ‘2023년 범부처 시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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