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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휩쓸리고 흙더미에 매몰…영남권에 인명피해 집중

입력 2022.09.06 21:07

수정 2022.09.0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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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서 피해 속출

거센 물살에 펜션 건물 내려앉은 포항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피해가 속출한 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한 펜션 건물이 지반이 내려앉아 하천에 반쯤 잠겨 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거센 물살에 펜션 건물 내려앉은 포항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피해가 속출한 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한 펜션 건물이 지반이 내려앉아 하천에 반쯤 잠겨 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3명 사망·잇단 실종신고…4533명 대피·6만여가구 정전
차량 4100여대 침수·주택 파손 잇따라…농작물 쑥대밭

태풍 ‘힌남노’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집중호우와 강풍에 따른 인명피해는 경상북도와 울산 등 영남권에 집중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된 차를 빼려던 주민 7명이 실종됐다가 밤늦게 5명이 구조됐다. 2명은 생환했지만, 3명은 생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물을 빼내면서 실종자를 찾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대본은 경북 포항에서 2명, 경주에서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7시57분쯤 포항시 남구 오천읍 도로에서 A씨(75)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인근에서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A씨는 딸, 남편(80)과 함께 걸어서 대피소로 이동하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천읍의 한 아파트에서도 지하주차장을 찾았던 60대 여성이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주시 진현동 한 주택에서도 이날 오전 80대 여성이 흙더미에 매몰돼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벽과 창문이 토압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토사가 집 안으로 밀려들어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주택·상가 등 침수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중대본은 주택 71호가 침수되고 상가 침수도 8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파손된 주택도 4채 있었다. 일시대피한 주민은 주로 경남, 전남, 부산 등에서 나왔다.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일시대피한 주민은 4533명이다. 이들은 공공시설, 민간 숙박시설, 마을회관에 머물고 있다. 정전은 6만6341가구에서 발생했다. 112개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 183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22개 공원 599개 탐방로의 출입도 통제됐다.

차량 4100여대가 침수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산됐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신고는 4104건으로 추정 손해액은 336억4200만원이다.

강풍에 시설물 추락한 대구 대구 북구 동변동 한 도로에서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넘어진 시설물을 119 대원들이 치우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강풍에 시설물 추락한 대구 대구 북구 동변동 한 도로에서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넘어진 시설물을 119 대원들이 치우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태풍 힌남노가 가장 먼저 상륙한 제주에서는 이틀간 한라산에 1000㎜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고, 초속 43m의 강풍이 불었다. 역대 가장 강력한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에 가로수가 통째로 뽑히고, 1만8000여가구가 정전되는 피해가 속출했다.

힌남노의 위력은 이날 새벽 아수라장이 된 서귀포시 새연교 인근 주차장과 건물 피해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새연교 주차장은 강풍과 파도에 날려온 거대한 나무와 돌들로 뒤덮였다. 인근 식당은 건물 일부가 부서지고 유리창이 박살났다. 새연교 다리 난간에는 식당에서 빠져나온 냉장고가 걸려 있고, 각종 집기류가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힌남노는 제주에 이어 추석 농작물 수확을 앞두고 있던 전남 들녘을 할퀴고 지나갔다. 강한 빗줄기와 거센 바람에 애지중지 키워왔던 농작물이 쑥대밭이 됐다. 진도 대파는 강풍에 맥없이 쓰러졌고 김장철에 맞춰 심은 해남의 어린 배추들은 뿌리째 뽑혔다.

전남도는 1124㏊에서 재배 중인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집계했다. 전국 대파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진도군에서는 30㏊에서 재배 중이던 대파가 강풍에 쓰러졌다. 전남도는 대파 생산량이 최대 30%까지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 최대 김장배추 생산지 중 한 곳인 해남군에서는 어린 배추들이 뿌리째 뽑혔다. 해남군은 “배추 150㏊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도 컸다. 전남도는 나주에서 전체 배 재배면적의 19%인 350㏊에서 바람에 배가 떨어진 것으로 집계했다. 순천에서도 185㏊의 배 과수원 중 50㏊에서 20~25%의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경남을 거쳐 부산 쪽으로 근접한 태풍의 최대풍속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초속 35.4m를 기록하는 등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쏟아냈다. 울산에서는 실종자 1명이 발생하고 도심 하천인 태화강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힌남노의 영향으로 큰비가 내린 서울·경기·충청 등 중부권에도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에서는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날 새벽부터 올림픽대로 본선(가양대교~동작대교)과 강변북로 마포대교~한강대교 구간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경기도에서는 이날 시흥시 정왕동에서 간판 낙하로 행인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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