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재난 인용 문자 광고
시민들 “내 눈을 의심” 눈살
택배노조 “위험으로 내몰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접근하던 지난 5일 현대백화점이 일부 고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독자 제공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접근하고 있던 지난 5일 마켓컬리와 현대백화점 등 온라인유통업체들이 ‘단 하루 깜짝 혜택’이라며 홍보 마케팅에만 몰두해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태풍을 홍보문구에 인용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일부 고객들에게 “역대급 태풍이 와도 ‘바로선물’은 역대급 빠른배송”이라는 홍보 문자를 보냈다. 이 문자엔 “백화점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서울 전역에 오늘 바로 배달” “오늘(5일) 오후 2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배송, 오후 7시까지 주문하면 새벽배송으로 다음날(6일) 오전 7시까지 도착한다”는 안내 문구가 담겼다.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5일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고, 6일 새벽엔 태풍이 한반도 영향권에 들 때인데도 홍보에만 열을 올린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실무 담당자가 적절치 않은 표현을 쓴 것 같다. 향후 마케팅 표현에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마켓컬리도 지난 5일 오후 ‘단 하루 깜짝혜택’이라면서 2만원 이상 주문 시 ‘오늘(5일)만 5% 적립’이 되고 ‘깜짝 무료배송’도 해준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 문자를 받은 한 시민은 “광고 문자를 받고 눈을 의심했다”며 “태풍이 예보돼 있고 기상청에서 외출하지 말라고 경고할 정도인데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해당 광고 문자는 일상적이고 제한적인 메시지로, 소수 고객에게만 내보낸 것으로 파악된다”며 “컬리는 태풍 관련 안전을 위해 매출감소를 무릅쓰고 일부 지역 샛별배송 주문을 조기에 마감했다”고 해명했다.
택배, 배달 노동자들은 태풍을 우려해 택배사와 플랫폼사에 작업중지권과 선제 안전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온라인유통업체들은 태풍을 홍보에 이용했다. 강민욱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택배, 배송 노동자들을 위험한 환경으로 내모는 것으로, 굉장히 분노스럽다”며 “노동자를 배려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여론도 무시한 반사회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온라인유통업체 관계자들은 “홍보 마케팅은 자동으로 진행해 걸러내는 작업을 못했을 수는 있다”며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하면서도 기상정보에 따른 적절한 대응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