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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해바라기

눈부신 태양과 정열을 노래한 나폴리 민요, ‘오 솔레미오’. 유럽에서도 청명한 날이 많고, 열정적인 사랑을 갈구하는 이탈리아다운 민요다.

북유럽 사람들은 지중해의 태양을 그리워하여 여름이면 이탈리아를 포함한 남유럽에서 휴가를 즐긴다. 음울한 날씨의 북유럽보다 화창한 남유럽이 훨씬 더 밝고 활기차다. 그것은 사람이나 식물이나 마찬가지다.

태양을 찬미한 오 솔레미오는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성악가들이 즐겨 불렀다. 그중 대표적인 사람은 신이 내린 목소리의 주인공인 루치아노 파바로티. 카리스마 넘치는 제스처와 풍채가 우선 청중을 압도한다. 금속성의 고음과 부드러우면서도 웅장한 저음, 장쾌하고 우렁찬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없던 기운도 생겨난다. 그야말로 에너지 충만이다.

오 솔레미오라는 노래를 생각하면, 해바라기가 떠오른다. 활짝 핀 해바라기꽃은 햇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빛나는 태양과 흡사하다. 대부분의 식물이 햇빛을 좋아하지만, 특히 해바라기는 그 이름부터가 해를 상징하는 식물이다. 해바라기는 영어로 ‘sunflower’, 한자로는 ‘向日花’, 또한 학명 ‘Helianthus’는 태양을 뜻하는 그리스어 ‘helios’와 꽃을 뜻하는 ‘anthos’의 합성어이니, 모두 태양과 관련이 있다. 맑은 날, 해바라기의 새싹은 해를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돌아가고, 밤이나 새벽에 다시 동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러다가 꽃이 피고 열매가 맺을 때쯤이면 아예 동쪽으로 향한다. 그런데 해바라기가 두 개의 서로 다른 꽃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흔히 꽃잎이라 부르는 가장자리 노란색의 꽃잎은 하나하나가 사실 개개의 꽃이다. 이 꽃들은 혓바닥 모양을 하고 있어 설상화라고 한다. 가운데는 수많은 꽃의 꽃잎이 융합되어 통 모양을 만들기 때문에 통상화라고 한다. 바깥쪽의 노란 꽃잎 모양의 꽃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호객용’ 꽃이고, 가운데의 작은 꽃들이 진짜 꽃으로 나중에 씨가 된다.

파바로티의 노래에 열광하는 팬들에게 그는 태양과 같은 눈부신 존재다. 팬들은 그를 따라 움직이는 ‘파바라기’다. 2007년 9월6일, 그토록 음악과 음식을 사랑했던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5만여명이 운집해 그를 추모했다. 그가 팬들과 작별하던 장례식에는 수많은 해바라기꽃이 그의 관을 뒤덮었다. 그가 음악과 음식 외에도 사랑했던 것이 또 있었으니, 바로 해바라기꽃이었다. ‘O sole m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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